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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제 심정은 글의 제목 그대로랍니다(쓴웃음). 2주 전에 집에 있는 컴퓨터를 최신형으로 바꿨는데, 문제는 그게 너무(!) 새것이라서 옛 모니터(모니터는 안 바꾸었거든요)가 그 컴퓨터의 좋은 성능을 따라가지 못하고 그만 고장이 나 버렸거든요(흑흑흑). 아무리 기계가 좋아도 화면이 안 보이면 작업을 못 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멀쩡한 컴퓨터를 놔 두고 PC방에 와서 자판을 두드리고 있답니다. 새 컴퓨터에 맞는 새 모니터를 구하려면 시간이 걸린다나요(흐유.....). 올려야 할 글도 많고 확인해야 할 자료도 많고 새로 깔아야 할 프로그램도 많은데, 컴퓨터를 쓸 수가 없으니 그 일들을 다 미뤄야 해요. 정말이지 컴퓨터를 놀리고 있는 제 자신이 한심하기 그지없고 제가 눈 뜬 장님이 된 기분입니다.
그리고 사 두고 애지중지했던 책 한 권을 - 집을 정리하면서 - 그만 잃어버렸습니다. 전에 여러분에게도 자랑했던 [블랙 자코뱅]이라는 책인데, 집 정리가 끝난 뒤 집에 돌아와서 찾아보니 안 보이더라고요. 결국 찾는 걸 포기하고 잃어버린 셈 치자는 결론을 내렸죠. 다른 책은 다 멀쩡한데 왜 그 책만 사라져 버린건지....'제목이 '불손'해서 부모님이 내다 버렸나?' 라는 의문도 들고요(쩝).
그래도 기분이 그렇게 나쁜 건 아닙니다. 오늘 오후에는 부모님이 내다버린 줄 알았던 책([천로역정])을 책장에서 찾아냈거든요(그동안 보이지 않아서 잃어버린 줄 알았고, 그래서 기분이 안 좋았죠. [천로역정]은 제가 가장 아끼는 책 가운데 하나인데, 잃어버리고 나니 심장 한 구석을 잃어버린 기분이더라고요).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마음을 가다듬었죠(웃음). 뭐 -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 잃는 게 있으면 얻는 것도 있지 않겠어요? 문 하나가 닫히면 다른 곳에서 다른 문이 열리는 법이고. 그렇게 생각하며 살아야죠.
....이제 이번 달 셋째 주부터 본격적으로 아르바이트(예전에 말씀드렸던 롯데 민속 박물관의 아르바이트)가 시작됩니다. 방학이 끝난 이후에도 연장해서 신청할 수 있다고 하니 가능하다면 그렇게 해서라도 더 오래 일하고 싶어요(그래야 취직할 때 유리할 테니까요). 직접 해 보고, 여기 와서 제 일이 어떤 일인지를 말씀드릴게요. 날씨도 더운데(그리고 툭하면 비가 오는데) 괜히 우울하게 지내지 마시고 씩씩하게(!) 지내시기를 간절히, 간절히 빕니다.
- 2~3일 후에는 빌린 책을 돌려주러 학교 도서관(홍익대학교 도서관)에 가야 하는....돌베개
*추신 : 박노자 교수의 책인 [좌우는 있어도 위아래는 없다]를 다 읽었습니다.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박노자 교수의 인품은 저보다 한 수 위입니다(당연한 거 아니야? 그 분은 세계 시민이라고!). 언젠가는 박 교수님을 만나뵙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당돌한(!) 꿈도 꾸고 있습니다. 물론 저는 그분과는 달리 100% 평화주의자인 것은 아니고, 비폭력을 신봉하지도 않지만(그리고 고대사를 보는 눈도 다르지만), 못해도 근현대사를 보는 눈은 90% 비슷하고 그분의 주장에서 영향을 받은 부분도 많기 때문에 저는 그분을 존경합니다.
*추신 2 : 일어학원에 가면 조는 게 일입니다(부끄러워라....). 처음에는 안 졸려고 눈을 부릅뜨고 선생님의 강의를 듣지만, 중급 독해에 가면 저도 모르는 새 눈이 감기고 고개가 아래로 내려가거든요(흐유!). 그래서 집에 돌아가면 사전을 뒤지면서 일본어를 공부하려 애쓰고 있습니다. 아, 그리고 오늘부터 영영사전(영어로 영어 단어/숙어를 설명한 사전)을 뒤지면서 영어로 된 소설을 번역하는 일(그러니까 영어공부)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뭐든 배우면 유리할 것 같아서요. 성과가 있는 것 같으면 따로 글을 올려서 알려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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