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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뵙습니다.
그동안 무탈히 잘들 지내셨는지요. (^^) (__)
정토군은 여러가지 일들이 있었던(상당히 좋지 않았던 쪽으로) 여름방학을
그 뒷수습만 하느라 이래저래 정신이 좀 없었습니다. ^^a
비는 착한 사람에게든 나쁜 사람에게든 현명한 사람에게는 미련한 사람에게든
똑같이 내린다고 하더니 역시 실상은 그닥 그렇지도 않더라구요.
뭐, 요는 가족 중 하나가 대형사고를 쳤고,
결국 쉬이 감당하기 버거운 빚더미가 어느 날 하늘에서 뚝 떨어졌다라는
지극히 간단하면서도 식상하고 천편일률적인 뻔한 이야기입니다.
사실 조근조근 생각해 보면
어째서 내가 이런 일을 당해야 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일단 벌어져버린 일이니, 그걸 어쩌겠습니까.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은 포기하지 않으면서
끝없이 부대껴 아둥바둥해볼 밖에요.
그리고 언젠가 그 일을 추억하며
"그때 참 막막했었지." 라고 웃을 수 있길 바래야지요.
뭐, 여전히 학교 업무는 정신이 없습니다.
2학기엔 정기고사도 4번이나 치뤄야 하고,
3년마다 한번씩 나오는 종합감사도 있는 관계로
거의 야근모드로 달리고 있는 중이거든요.
하지만 그래도 요사이엔 한동안 소홀했었던 책을 많이 잡고 살고 있는데
얼마 전엔 제가 아직 가장 좋아하는 작가인 서머셋 몸의
장편 '면도날'이 민음사 문학전집 쪽으로 번역되어 나왔더라구요.
게다가 바로 내일 제 20대 초반을 지배했었던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IQ84도 완결이 나오거든요. ^^
바쁘긴 하지만 그래도 짬짬히 시간을 내어 열심히 읽고 있는 중입니다.
얼마 전엔 주변 사람들이 꽤나 추천들을 하길래 '알랭 드 보통'의
[우리는 사랑일까] 를 읽어봤습니다만,
일단 그이는 글솜씨가 꽤나 재기발랄한 듯 싶더군요.
독자들의 지적 허영심을 솜씨좋게 자극하는 서술이라든지, 적절한 비유와 예시,
그리고 작중 화자에게 동질감을 불러일으키면서도 동시에
한순간에 산뜻하게 깎아내리며 독자들에게 우월감을 고취시킨다던지
하는 것들이 저으기 자연스럽더라구요.
하지만 뭐랄까... 일단 제 취향은 아니었던 듯 싶습니다. ^^;
(물론 재미있게 읽긴 했습니다만... ㅎㅎ)
역시 사람은 힘들 때 어딘가 돌아가야 할 곳이 있어야 할 듯 합니다.
제겐 아마도 그게 '책'과 '가족'이 아닌가 싶구요.
(혜린님 작품을 지르는 기쁨은 언제쯤에나... ㅜ.ㅡ)
항상 강녕하시길 바랍니다~ ^^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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