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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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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해에 다녀왔습니다.

큰 맘을 먹고 30평생에 처음으로 꽃구경을 가겠다고 무턱대고 예약을 한 후에  약간의 기대감과 그리고 괜한 짓을 했다는 후회감으로 날짜를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역시 안하던 짓을 하면 안되는 것인지 서울의 벚꽃이 흐드려지게 피어 여의도는 이미 꽃동네 새동네라고 연일 TV에서 화면을 보여주지요...

이상기온탓에 진해에는 꽃이 다 져버려서 상인들이 울상이라는 뉴스를 내보지 않나... 떠나기로한 당일에는 일감이 평소의 2배이상으로 들어와서... 역시 불길한 예감대로 밤 11시에 떠난다는 이유로  저녁 9시 30분까지 회사에서 야근을 하다가 부랴부랴 내려갔습니다.

진해에 떨어진 것이 새벽 5시 40분... 일정이 6시부터 시작되어 졸린 눈으로 진해시가지가 다 보이는 공원에서 첫번째 코스를 갔는데... 내려오고 나니 아침밥 먹을 때가 없는 겁니다... 겨우 찾아간 식당에서는  메뉴도 몇가지 없는데 그나마도 준비가 넉넉치 못한지 '뭐는 안되고 그럼 다른거로 드이소'라고 투박한 경상도 사투리로 메뉴를 정해 주더군요...
뭐 이른 시간이었으니 어쩔 수 없었지만...

그리고 오전에는 일년에 군항제 기간만 개방한다는 해사에 갔습니다...
근데 우리 버스기사님만 엉뚱한 코스로 가셔서 30분정도 늦게 도착을 하는 바람에 해사 마당에 있는 벚꽃과 부두에 정박해 있는 거북선을 주마간산격으로 훓어 보고... 줄이 넘 길어서 거북선 내부로는 들어가지도 못했지요 뭐...

근데요... 한가지 해사에서 안내요원을 해 주던 분들은 모두 3학년이상인 것 같더군요.
저학년들은 자격이 안되는가 봐요...

그리고는 가이드가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가 해사관람과 부곡하와이 온천이라고 하더니 부곡하와이를 갔습니다.  왜 일본만화를 많이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특히 온천하면 노천탕같은 걸 많이 상상하게 되잖아요... 근데 한마디로 거대한 목욕탕인 거 있죠...
탕이 좀 많은...

그리고는 목욕하고 나서 서울로 올라오는 길의 압권은 경부고속도로에서 5중추돌사고에 휩싸였다는 것입니다. (푸헐헐...역시 안하던 짓을 하면 정녕 하늘님의 진노를 받게된단  말인가... 왠지 먼산을 보며 한숨~ 휘유)
버스와 버스사이에 승합차가 낀 형국이었는데 승합차에 타셨던 분이 많이 놀라셨는지 걷지를 못하시더라구요 우리가 탄 버스는 운전석쪽 유리가 다 깨지고 승합차 뒤의 백미러가 운전대까지 밀려 들어와 있구요.. 정말 어어어~ 하는 사이에 쿵하고 부딪히는데 사고나는게 이렇게 나는구나 싶더라구요...
다행히 큰 부상을 입은 사람들은 없었지만...

왠지 여행기를 쓰고 나니 제가 너무 불쌍해 지는군요...

하지만 그래도 여행자체가 싫어진 건 아니구요... 나름대로 교훈이랄까 좋았던 점을 꼽으라면 여행은 '돌아갈 곳이 있는 것에대한 감사를 알게 해 준다'는 것이죠.
역시 집이 최고라는 고금의 교훈이 되나요...

그래도 다른 기회가 생기면 사서 고생하러 또 갈랍니다.

P.S. 요즘 스메라기 나츠기의 이조암행기와 화정곡을 읽고 있는데요 @///@
그 동양적이며서도 시원시원한 펜선과 중국과 일본, 한국의 전래민담을 새로이 해석하는 솜씨가 정말 강력히 추천하는 작품입니다.  마치 한폭의 동양화 같은 작품인데요
기회가 닿으면 꼭 한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혜린님의 비장미와는 또 다른 고전적 재미를 느끼 실 수 있을 거예요

자하랑

[2002/04/06]

모처럼 여행에 고생 많으셨군요. 그래도 한번씩 나갔다 오면 일상의 행복이 새삼스러워지고... 좋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