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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 검> 애장판을 사야하는 이유

참고로 저는 (주)대원씨아이와 아무 상관도 없으며, (^^;) 이 글은 정보 카테고리에 넣어둡니다. (애장판 껍데기만 보신 분들에 필요한 정보라고 생각되므로.)

우선 제가 가진 <불의 검>에 대해. 저는 <불의 검>이 나올때마다 한권씩 사모았던 고로 1권~8권은 육영재단에서 출판된 댕기판, 9권은 1998년에 나온 대원판(천궁이 표지를 장식하고 있는 것.), 10권과 11권은 대원씨아이에서 나온 것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책장에 꽂아두면 일관성이 없어서 제각각 따로 놉니다. 표지가 허접 그자체이지만 그래도 똑같은 색깔&모양인 <테르미도르>가 나아보일 정도라지요. 물론 책은 장식용이 아닙니다. 꽂아서 보기 싫다고 새걸 사야 직성이 풀린다는 괴짜들은 흔치 않겠지요. 하지만 전 그 부류인 것입니다. -_-; 제가 애장판을 사야만 했던(!) 이유중 하나는 예쁘게 꽂힌 <불의 검>을 보고싶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다면 대원씨아이에서 한꺼번에 출간된, 나름대로 일관성이 있는 그 책들을 모았다면 애장판을 사지 않았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할 수도 있죠. 하지만 전 이미 익히 들어서 알고있었던 것입니다. 댕기판에서 잘못 편집된(페이지가 바뀌었다거나 장면이 빠졌다거나.;) 오류를 수정하긴 했지만 댕기판에 있었던 부록같은 일러스트나 글들이 없어져버렸다는 것을. 그래서 굳이 다시 사고픈 마음도 안들었다지요. 결국 나름대로 완전판이라고 부를수 있는 대원판은 팬들에겐 아쉬운 점들을 남겨버렸습니다.

그럼, 이번 애장판은 이전 대원판과 뭐가 다르냐..고 물으시겠지요. 솔직히 넷상으로 표지그림을 보고는 좀 실망했더랬습니다. 깔끔하긴 합니다만 그 점이 되려 텅 비어보인달까요. 시공사의 <마니> 애장판을 접한후라서 표지디자인이 더 비교되더군요. 게다가 그동안 대원에서 나온 일본만화의 애장판(혹은 완전판)이 워낙에 후졌기 때문에 사실 별 기대를 하지않았습니다. 그러나 앞서도 말했다시피 전 장식용 <불의 검>이라도 상관없는 똘아이였기에(..;) 당연히 샀습니다.

그리고 이제서야 실제 책을 보게 되었습니다. (동생이 사서 저에게 보내주기로 해서 책나오자마자 바로 볼 수 없었거든요.) 애장판 1,2권은 예전 것으로 분량이 4권에 조금 못미칩니다만, 한권이 거의 두권분량이라고 계산하면 됩니다. 그러니까 모두 6권으로 완결되겠지요. 책을 든 순간 그 묵직함이란 8000원이 아깝지 않다! 였습니다. 솔직히 만화책이 아니라면 이 정도 두께의 책은 만원이 훨씬 넘습니다. 이러니 작가님들께서 책팔아 돈을 번다는 건 불가능이랄수밖에요. 초히트작이 아닌 이상 말입니다.

우려했던 표지의 썰렁함은 실제로 보니 단아하다는 느낌이 더 들더군요. 3권이후의 표지에 쓰일 일러스트를 예상해보면 다음권이 좀 걱정이 됩니다만. 아시다시피 앞표지는 위,아래가 반분되어 위쪽에 가로로 긴 일러스트가 들어갑니다. 애장판 1권에는 '아라', 그래서 안쪽의 작가의 말은 댕기판에 실렸던 아라에 대한 글을 실었습니다. 애장판 2권은 '산마로', 당연히 아사에 대한 작가의 말이예요. 그러므로 3권 표지는 소서노, 4권은 카라, 5권은 바리순이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과연 6권은 누구일런지.. 작가의 말은 바리까지입니다. 추측건대 6권엔 애장판에 대한 혜린님의 소감이 실릴텐데 말입니다.)

제목과 뒷표지의 색깔은 동일합니다. 1권은 아라 일러스트와 어울리는 빨강, 2권은 아사 일러스트와 어울리는 파랑입니다. 3권은 초록, 4권은 보라, 5권은 오렌지색? 이 되려나요. 아무튼 책장에 꽂아서 이쁜 것에 대한 만도는 200%입니다. ^^ 그러나 지금까지의 것은 애장판을 사야하는 이유축에 들지 않습니다. 이건 저같이 혜린님과 관련된 것은 뭐든 갖고 싶어하는 심한 중독성을 가진 팬들에게만 어필할 뿐이겠지요.

그럼 본격적으로 책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종이질, <마니>의 애장판은 약간 노르스름한 색이 도는 종이(질을 따지면 상급)였습니다. <불의 검> 애장판의 종이는 이와 다릅니다. 반지르르한 광택이 나는 듯한, 얇고도 하얀 종이입니다. 그렇다고 불빛이 비치는 그 빤딱종이는 아닙니다. (주간지들이 많이 쓰는.) 빛을 흡수하면서도 느낌은 반지르르한 상급 종이입니다. 그래서인지 인쇄상태가 너무나 좋습니다. 어떤 종이를 쓰느냐에 따라 그림이 이렇게나 달라보일 수도 있다는 경험을 하게 될겁니다. 인쇄상태뿐 아니라 책의 수명에 직접적인 관계가 있으므로 종이는 매우 중요하지요.

두번째, 칼라링 부분이 들어갔습니다! 잡지에서만 볼 수 있었던 칼라페이지를 책으로 만나는 건 역시 신선합니다. 일반만화는 칼라부분을 모두 흑백처리하므로 이런 건 애장판만이 가진 장점입니다. 그런데 이 애장판의 엄청난 실수(라고 해야하나..;)가 칼라페이지로 그린 것을 모두 칼라로 해주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책값을 조금 올려받더라도 혜린님이 칼라로 그린 부분은 모두 칼라로 했어야 합니다. 그나마 조금 위안이 되는 것은 종이질이 좋다보니 칼라링이 뭉개지지않고 인쇄가 예쁘게 나왔다는 것일까요.

이 두가지 이유만으로 '사야만 한다'고 설득하기엔 모자란가요? 하지만 직접 사서 보시면 제가 왜이렇게나 흥분하는지 알게 될겁니다. 동생의 말을 잠깐 옮겨보자면, "애장판 1,2권을 본 뒤에 그 다음권을 (일반만화로) 보니까 정말 못봐주겠더라."입니다. 그만큼 차이가 납니다. 용돈을 조금만 아껴서 애장판을 사게되면 두고두고 배가 부르실 겁니다. 허튼 소리가 아니랍니다. 믿어주세요. ^^;

코스모스

[2002/10/27]

누란님 말씀, 지당하십니다. 종이질에 따라서 그림이 살고 죽지요. 한국나갈 때까지 애장판이 다 나왔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