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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서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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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식 "개명"

소서노!
불검에서 아라와 아사를 둘러싼 인물들 중에 굵직한 역할을 맡은 인물임에도 닉이 없는 건 어쩌면 그 굵은 역할만큼 소서노에 감정 이입이 덜하거나 불검을 아라의 감정선을 따라 보기 때문이 아니었들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그 유명한 바리와 같이 소서노 역시 이룰 수 없는 외사랑을 하고 있기 때문일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구요.
천궁은 그나마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해 주는 비파녀에게 마음 줄 여지가 충분히 보여 지지만 바리와 소서노는 여지가 없더군요.
바리는 병마를 안고 있는 죽음의 굴레로부터, 소서노는 속세의 욕망과 단절되어야하는 신녀라는 굴레로부터....
그래서 아마 다른 닉들에 비해 이 비운의 인물들의 닉이 아직까지 존재하지 않은 이유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유가 그렇다하더라도 언제나 맘만 먹으면 덜컥 잡을 수 있는 소서노의 닉을 차고 들어 앉지 못한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아마 새로운 것에 인색한 이놈의 보수성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맨처음 만든 아이디이자 닉을 절대로 바꾸고 싶지 않은 마음이 더 앞선 까닭이지요.
헌데 이렇게 소서노로 돌변한 이유는 몇몇가지 저랑 흡사한 모습이 있는 것 같아섭니다.
흡사하다기 보다는 지향하기 때문이겠지요.
나오미!
호텔아프리카에 잠깐 나오는 인물이지요. '줄'의 가정부.
한줌 목숨으로 이땅에 왔다 간다면 그런 사람처럼 살다 가고 싶은 바램입니다.
내 생의 가장 위안이 되는 사람 하나되고, 내 생의 가장 위안 받는 사람 하나 얻을 수 있다면 당장 눈감아도 아깝지 않다 생각하고 사는데, 소서노는 전자의 사람인 것 같습니다.
물론 후자가 없는 것이 소서노의 비애이지만.
신녀라는 굴레가 자신이 선택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하더라도 선택되어진 삶을 거부할 수도 있을텐데 다시 끌어안는 소서노의 깊은 아름다움을 발견했기 때문이지요.
신녀로서의 자신이 민초들에게 고달픈 삶의 위안이 될 수 있음을, 되기를, 아사를 사랑하는 마음만큼이나 간절히 바래는 아름다운 여자를 발견했기 때문이지요.
민중의 안위를 위해 제의를 올리는 신녀.
삶을 무대에서 그리는 배우.
두 상황이 참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지난번 정팅때 많은 동조와 천궁님의 절규에 굴하지 않고 닉을 개명하려합니다.
신고식이 구구절절 길었습니다.
말은 짧고 굵게 간략하고 적확하게 해야된다고 생각하고 사는터라 긴 변명같은 신고식이 민망하외다. 개명을 하긴 했지만 여전한 보수성에 새로운 것이 많이 낯설 것 같습니다.
금새 익숙해지기를 바라며.....

P.S:
처음 닉 카오스(chaos)
바뀐 닉 소서노
기다리던 님 코스모스님이 새로 탄생했는데.....
정붙이기 전에 눈을 찔끔 감고....
하지만 린월드의 또 다른 세상에서는 저는 여전히 카오스 입니다.

돌베개

[2002/10/03]

그런데 예전에 쓰시던 이름이 뭐였죠...? -_-a(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