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정말 무진장 오랜만에 써보는 편지네요.
무에 그리 바빴을꼬..
컴앞에 앉아 오른쪽으로 고개를 살짝 들어 올리면 혜린님의 책들이 죽~ 서있어요.
불의검, 깃털, 호수, 바위, 아라크노아, 광야, 북해, 비천무, 테르미도르. 이 순서지요.
테르미도르는 옛날 책이라서 높이가 안맞아요.
북해의 별은 프린스판 붉은색 표지라서 눈에 확 띄고요,
불의검은 댕기시절부터 사모은거라서 섞여있어요.
북해의 별은 10년도 더 전에 친구한테 생일선물로 받은거고요,
테르미도르는 구하려고 서점마다 돌아다니다못해 주문까지 해서 산 책이고요,
불의검은 정말 힘들게, 출판사에다 어느 서점에 있냐고 물어봐서
지리도 모르는 동네에가서 구한 책이고요(댕기판일때요, 94년도에),
호수랑 바위는 동네 책 대여점 아줌마한테 팔라고 꼬셔서 산 책이고요,
광야는 인터넷 중고서적 뒤져서 산 책이고요,
깃털은 아는 총판 뒤져서 산 책이고요,
아라크노아는 인터넷서점 직원한테 좀 찾아보라고 찾아보라고 졸라서 산 책이에요.
비천무는 구입하려고하니 절판이고 품절이래요. 동대문에서요.
얼마나 낙담하고 상심했는지..
그런데 어느날 총판에 가서보니 6권짜리로 나와있는거에요.
그야말로 오 마이 갓!! 이었죠.
그자리에서 몽창 사가지고 두근두근 떨리는 가슴으로 집에 돌아왔죠.
이제는 나왔다는 소식듣고 게으름만 안피우면 얼른 살수가 있어요.
전에같이 파는데 별로 없고, 소식듣기 어려운 시절에 비하면 용됐죠. ^^
책마다 내용이 다 다르듯 제게 오는 방법도 다 달랐어요.
그런데 어느책이고 제게 기쁨을 주지 않는 책이 없네요. (중증이야..)
혜린님.
본격적으로 더워집니다.
작업장 환경이 그런거 별로 신경 안써도 되는 상황이라면 더 걱정을 안하겠지만,
모진환경이라면 건강도 신경써가면서 작업하세요.
연예인이나 스포츠선수만 공인인줄 아세요?
혜린님도 당당한 공인입니다.
혼자만의 몸이 아니라구요.
목매는사람 얼마나 많은지 아시죠? (모르시려나..? 모른다고 하시려나..?)
혜린님.
저 닉네임 바꿨어요.
지성정성이란 이름으로 팬레터 쓰는것도 오늘로 마지막입니다.
이제부터는 '무스탕'이란 이름으로 글을 쓰겠습니다.
가가 누고? 하지 마시고, 가가가구나 하세요. ^^
무스탕이라 불리우는 짐승을 좋아하시리라고 생각됩니다.
그 생김새도, 그 정열도, 그 자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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