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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시: 1999/11/26 오후 12:14
게시자: 진경이
제목: 무협영화 <비천무> 촬영 한창 (한국일보)

***** 경악하실 여러분들과 더불어 이 슬픔을 나누고자 *****
-- 하지만 두 눈 부릅뜨고 지켜봐야하겠기에..

(한국일보 홈페이지에서 퍼 왔습니다.)

무협영화 <비천무> 촬영 한창

11/20 18:33
무협영화 <비천무>(태원제작·김영준감독) 촬영이 한창이다. 중
국 올로케로 제작되는 <비천무>가 쌀쌀한 날씨에도 아랑곳없이
낯선 이국땅에서 마치 제집처럼 하늘을 날고 땅을 가르는 촬영으
로 비지땀을 쏟고 있다.

현장에서 날아온 소식에 의하면 홍콩영화를 능가하는 대형액션
과 와이어 액션이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출연진들은 하늘을 날아
다닌다. 10여미터 높이의 건물 지붕 위를 마치 땅을 뛰듯 자유롭
게 달리고 담장을 훌쩍 훌쩍 넘나든다.

이러한 액션을 가능케 하는 장치가 바로 한국 영화에선 처음 도
입되는 ‘와이어 액션’(Wire Action). 지난 달 28일 상하이 인
근 청명상하도 세트장 첫 촬영에서 처음 선보인 와이어 액션은
색다른 영화로서 <비천무>의 전망을 밝게 했다.

<동방불패>, <천녀유혼>의 정소동 무술팀이 선보인 와이어 액션
엔 정교함마저 느낄 수 있다. 청부 자객이 된 진하(신현준)가 거
느리고 있는 열명의 자객부대 ‘철기십조’가 준광(정진영)의 집
을 급습하는 장면 촬영에는 배우의 몸을 묶을 크레인 5대와 카메
라 크레인 3대가 동원됐다.

앞을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쏟아지는 빗속에서 가장 조심해야
할 부분은 와이어가 엉키지 않도록 하는 것. 영화속 드라마틱한
장면과 달리 실제 연출 방법은 감독의 사인에 맞춰 와이어를 직
접 손으로 잡아당기는 매우 원시적인 방법이어서 엉키거나 타이
밍을 맞추지 못하면 불상사가 일어날 수도 있다.

하지만 걱정은 기우. 정소동 팀 5명과 한국 배우 5명으로 짜여
진 철기십조는 세 번의 리허설 후 ‘큐’ 사인이 나자 단 한 번
에 OK를 받아냈다.

김영준 감독은 “한 두명의 배우가 줄에 매달려 공중으로 뛰어오
르는 것은 국내에서도 시도되어 왔지만 와이어 액션이라고 할만
한 수준은 아니었다”면서 “<비천무>의 액션은 80_90%가 와이어
액션으로 처리된다”고 전했다.

이미 <매트릭스>의 무술감독 원화평에게 전통 무예를 사사받은
신현준은 철기십조의 와이어 액션을 감상하고 난 후 “나도 빨
리 와이어에 묶이고 싶다”며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역시 와이
어에 몸을 의지하고 하늘을 날아야 할 김희선 또한 “정말 재미
있겠다”며 흥분한다.

<풍월>, <진용> 등을 촬영했던 청명상하도 세트장의 분위기는 주
연 배우 신현준, 김희선의 연인 호흡을 필두로 정진영, 장동직
등의 붙임성 있는 연기로 무척 화기애애하다.

산천을 떠도는 고려유민의 자식 진하와 몽고 장군과 한족 첩의
딸 설리(김희선)의 기구한 사랑을 광활한 중국 대륙을 배경으로
담는 <비천무>는 내년 5월 개봉 예정이다. 【박창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