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스탕 님. 제가 님에게 '좀' 늦게 답변하네요. 예전에 제게
"요즘 돌베개님 이름 앞에 ▦ <- 요것이 붙네요? 뭔 뜻??? "
이라고 물어보셨죠? 오늘은 그 물음에 대한 답변을 해 드리려고 합니다.
미군 장갑차에 두 소녀가 깔려죽은 일은 기억하시죠?(제가 이 게시판에 '구겨진 종이컵, 꺼진 촛불'이라는 이름으로 글을 올린 적도 있죠) 그날 이후 인터넷에 두 소녀의 죽음을 기리고 잊지 말자면서 리본(하얀 리본▷◁과 검은 리본 ▶◀)을 붙이자는 운동이 일어났어요. 나중에는 리본 대신 - 상복을 만들 때 쓰는 - 삼베(▦나 ▩)를 붙이자는 쪽으로 바뀌었고요.
저는 아직 가해자들이 처벌받지 않았고, 사죄하지 않았으며 그들의 오만함에 질려버렸기 때문에, 그리고 "금새 끓어올랐다가 식어버리는 냄비"라는 말을 듣고 싶지 않기 때문에 신문이 뭐라고 떠들건, 방송이 뭐라고 말하건, 정치인들이 뭐라고 명령(!)하건 상관하지 않고 - 이 '나라'에 다시는 이런 희생자가 생겨나지 않기를 빌면서 - 지금까지 삼베 표시(▦)를 붙이고 있답니다. 제 나름대로 그들을 애도하는 거죠.
언제까지 이럴 거냐고요? 그들이 지난해에 죽었으니까 못해도 다음 해까지는 삼베를 '두르고' 다닐 거예요. 옛날에는 어버이가 돌아가시면 세 해(3년)동안 상복을 입었다는데, 저는 그들이 억울하게 죽은 것이 한스러워 - 그들과 제가 아무런 '혈연관계'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 어버이가 돌아가셨을 때처럼 세 해(서기 2002년, 2003년, 2004년)동안 '상복'을 입으려고요.
그 정도는 격식을 차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아주 많이 억울하거든요.(쓴웃음) 집에서는 이 문제를 꺼내지도 못하고 입을 다물어야 하고요. 그런 현실에 반발해서라도 계속 '삼베'를 두르고 싶습니다. 다음 해에 삼베를 벗더라도, 이 우울한 현실이 남긴 상처는 제 가슴 속에 깊이 남아 있을 거예요. 세상은 그들(윤금이씨나 효순이, 미선이)을 잊으라고 강요해도 저는 잊지 못할 겁니다.(쓴웃음)
...제가 왜 삼베를 두르고 다니는지를 말씀드리려고 했는데, 글이 너무 길어지진 않았나 모르겠네요. 부디 읽기에는 편하기를(?) 빕니다.
아, 그리고 아직은 "제대"를 안 합니다. 다음 해 양력 2월에야 제대할 거예요.(한숨) 걱정(?)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리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덧붙이자면, 저는 " ' 바닷속 물살' "이라는 표현을 지금까지 기억하고 있답니다. 그런 표현을 어떻게 잊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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