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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 검이랑 테르미도르, 비천무도, 아라크노아도 정말 좋아했지만 제가 선생님 스토커가 된 결정적인 계기는 불의 검이었습니다. 댕기는 꼬박꼬박 구입해서 불의 검만 분철했죠.(방과후를 못참아서 점심시간이나 보충시간 때 담을 넘어 서점으로 달려갔던 거 아직도 기억나네요 ^^;)
그때는 거짓말 안 보태고 불의 검에 나오는 대사 죄다 외웠답니다. 뭐 지금은 나이가 들어서 뇌세포가 많이 죽어버린 건지 잊어버린 게 많지만ㅡㅡ; 댕기 연재판이랑 댕기네 책들판은 어쩌다가 분실해 버려서 확인은 할 수 없습니다만, 댕기 연재판과 댕기네 책들판, 대원판 1권 부분이 서로 조금씩 틀린 것은 확실히 기억합니다. 특히 연재판의 경우는 대사 부분에서는 확 틀렸고요. 일단 생각나는 대로 두드려 보겠습니다.
대원판 단행본 1권 52p : 야장간에서 산마로가 자신의 정체에 대해 고뇌하며 독백하는 대사가 잘렸습니다. 분명 댕기 연재판에서는 꽤나 장황하게 나와 있었는데 말이죠.(대충 이런 독백이었던 것 같습니다. -야장 일은 손에 익지만 야장은 아니고 철검은 자기 것이 아니고 어쩌고...)
1권 55p : "기억이 돌아오면 떠나버릴 거지?"라는 아라의 질문에 대답하는 산마로 씬. 입으로는 "그래야겠지"라고 말하지만 댕기 연재판에서는 속으로는 <손내밀지 마라! 봄을 할퀴지 마!>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잘렸네요.
1권 56p : 삐져서 강가에 앉아 독백하는 아라의 씬.
대원판 : 소서노... 단 한번 들은 이름인데 잊혀지지 않아. 어떤 사이였길래 기억을 잃고서까지. 틀림없이 성내 여자들처럼 예쁘고 화사한 여자겠지. 그래. 산마로도 뭔가 내가 알던 사람들하곤 달랐는걸.
댕기연재판 : 소서노... 단 한번 들은 이름인데 잊혀지지 않아. 어떤 사이였길래 기억을 잃고서까지. 틀림없이 성내 여자들처럼 예쁘고 화사한 여자겠지. 그래. 산마로도 뭔가 내가 알던 사람들하곤 달랐는걸. 어차피 난...
'어차피'가 있었는지 없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난...'은 분명히 있었습니다.
1권 59p : 수하이 첫등장 때. 아라가 수하이에게 칼을 겨누면서 말하는 씬.
대원판 : 다가오지 마, 죽여버릴 거야.
댕기연재판 : 다가오지 마.
1권 64p : 수하이를 물리치고 산마로가 아라에게 다친 데 없냐고 묻는 씬.
대원판 : 어...없어... 산마로는?
댕기연재판 : 어... 없어... 산마로... 입에 피났어...
그리고 그 외에도 식자가 두 개 없어졌습니다.
1권 71p : 가시버시 맺고 돌아오는 장면에서 산마로가 구구절절 생각하는 씬.
대원판에서는 없어졌지만 댕기연재판에서는 <잘은 모르겠지만 난 이렇게 살아본 적이 없는 것 같아...(중략)...평화롭게 착한 사람들과...(하략)>가 분명 존재했습니다.
써놓고보니 진짜로 무슨 스토커 같네요; 찌질한 것까지 잡아내고. 다른 것도 더 있을지 모르지만 이 부분만은 계속 기억에 남았습니다. 산마로와 아라의 역사가 처음으로 이루어져서 그런 건지 6ㅡㅡ; 그 독백난무들은 처음에는 편집상의 실수로 날아가버린 거라고 생각했지만 어쩌면 독백이 없는 게 더 깔끔하다 싶어서 선생님이 직접 삭제를 하셨는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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