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서기 2015년도 저물어가고 있네요. 그래도 아직 석 달이 남았으니, 남은 석 달이라도 알차게 지내려고 합니다. 그동안 제가 겪은 일들을 소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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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3주일 전에 목욕탕에서 제 몸무게를 쟀는데, 88kg이었습니다. 일곱 달 전에 잰 몸무게는 91kg이었으니까, 3kg이 빠진 거죠. 순간, 너무 기뻐서 아무 말도 못 했습니다. 예전에 만우절 거짓말로
“몸무게가 5kg이나 빠졌습니다. 지금 제 몸무게는 83kg입니다. 살이 빠져서 너무 기쁩니다. 제 몸매가 점점 정상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앞으로 75kg이 될 때까지 계속 살을 뺄 겁니다. 지켜봐 주세요.”
라고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기억하실는지 모르겠네요), 그 ‘거짓말’이 ‘참말’이 되기 시작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앞으로 더 운동하고 식이요법도 실천하고 잠도 일찍 자서 제 몸무게를 85kg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합니다. 물론 최종 목표는 75kg이나 78kg입니다.
하지만 한꺼번에 살을 빼겠다고 덤볐다가 실패하면 안 되니까, 일단은 욕심을 억누르고 3kg을 빼려고 해요. 그게 성공하면 다시 몸무게를 80kg으로 빼고요. 이런 식으로 조금씩 조금씩 살빼기를 실천할 겁니다. 만약 일이 잘 되면 다시 여러분에게 알려드릴게요.
2. 어제부터 공원(우리 동네 옆에 있는 공원)에서 다시 근력운동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에서 메르스 바이러스가 완전히 사라지는 때가 9월 말이라는 국제기구의 발표를 철석같이 믿었던지라, 9월이 지나갈 때까지는 동네 밖으로 멀리 나가고 싶어도 참자고 생각했고, 사람이 많은 곳은 피해야 한다고 판단했거든요.
이제 9월이 지나갔으니, 마음 놓아도 되겠다고 생각하고 다시 공원에서 (여러 사람이 쓰는) 장비와 기구로 근력운동을 하기 시작한 거죠.
넉 달 만에 다시 근력운동을 하기 시작한지라, 양쪽이 8kg짜리인 역기도 겨우겨우 들고, 15kg짜리를 두 팔로 들었다가 내리는 도구로 운동했다는 이유로 팔이 저리고, 아령도 작은 것을 들어야 했고, 팔굽혀펴기는 열 번 밖에 못 했어요. ‘저질 체력’이라는 걸 드러낸 겁니다.
그래도 운동을 꾸준히 하다 보면 나아질 거라고, 다시 예전처럼 기본 체력을 발휘할 수 있을 거라고 믿으며 계속 시도하기로 했습니다. 오늘도 근력운동을 했고(물론 산책로를 40분 동안 걸으며 걷기라는 ‘기본운동’도 했죠), 기회가 있을 때마다 계속 운동을 할 겁니다.
건강을 지키고 근육을 키우는 게 최종 목표라 아직 갈 길이 멀어요. 그래도 포기하지는 않을 겁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도 건강을 챙기시기를 빌게요.
3. 올해 중반과 하반기에 읽은 책은 다음과 같습니다 :
A.『뉴스를 읽어드립니다』(민동기/김용민 지음, 휴먼큐브 펴냄)
B.『오베라는 남자』(스웨덴 소설)
C.『루미 시초(詩抄)』(루미 시인의 시를 모은 책)
D.『질문의 책』(파블로 네루다 시인의 시를 모은 책)
E.『일곱 번째 사람』(요제프 아틸라 시인의 시를 모은 책)
F.『홍차 너무나 영국적인』(박영자 지음)
G.『청소년을 위한 아일랜드 동화』
H.『다호메이 왕국과 노예무역』(칼 폴라니 지음)
I.『역사의 섬들』(마셜 살린스 지음. 백인이 오기 전 펼쳐진 하와이 원주민의 역사를 연구한 책)
J.『쿠쉬나메』(페르시아 왕자와 신라 공주의 천년 사랑을 담은 이란 고전)
K.『미국 서부의 암각화와 만나다』
L.『천둥아, 내 외침을 들어라!』(밀드레드 테일러 지음, 서기 1930년 미국 미시시피 주를 배경으로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근대사를 증언하는 소설)
M.『우리말의 상상력 2』(정호완 지음)
N.『재미있는 이야기들』(마지드 샤휘이 글/메흐디 아흐마디 그림/이란 동화책)
O.『빙벽』(아프리카계 미국인 남성인 매튜 핸슨의 이야기를 담은 독일 만화. 지몬 슈바르츠 지음)
P.『나의 라임오렌지나무』
Q.『피자는 어떻게 세계를 정복했는가』(오스트리아 언론인인 ‘파울 트룸머’가 쓴 책)
R.『파수꾼』(하퍼 리 여사의 소설이자,『앵무새 죽이기』의 후속작)
S.『수상한 학교』(전직 교사인 존 테일러 개토 지음)
T.『푸른 눈, 갈색 눈』
U.『홍차의 세계사, 그림으로 읽다』
V.『홍차 이야기』(정은희 지음)
W.『옥수수 문명을 따라서』(정혜주 지음. 중앙아메리카의 고대 문명과 옥수수의 관계를 연구한 책)
X.『깨어나라! 협동조합』(김기섭 지음)
Y.『떠돌이 왕의 전설』(에스파냐의 작가 ‘라우라 가예고 가르시아’의 소설. 이슬람교가 나타나기 전인 서기 6세기의 아라비아를 배경으로 삼은 책이다)
Z.『묵자(墨子) - 사랑과 평화의 철학』
쓰고 보니 스물여섯 권이나 되네요. 제가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고 책 읽는 데 썼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품습니다. 이 해가 가기 전에 다섯 권이나 여섯 권은 더 읽었으면 좋겠는데, 그럴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얇은 책이라도 좋고, ‘가벼운’ 책이라도 좋으니, 꼭 책을 더 읽어서 “나는 올 한 해에 책 서른 권을 읽었다!”고 말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4. 이번에는 오랫동안 내버려두었다가 최근에 다시 읽기 시작한 책과, 올해에 처음 읽기 시작했지만 아직 다 읽지 못한 책을 소개 합니다 :
* 다시 읽기 시작했지만, 아직 다 읽지 못한 책 :
『역사서설』(이븐할둔 지음)
→ 아시다시피 제가 사학을 전공한데다, 역사라면 사족을 못 쓰는 사람인지라, 역사학의 고전으로 알려진 이 책도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하고 다시 읽기 시작했습니다(사마천 선생의『사기』는 예전에 읽은 적이 있고, 헤로도토스 선생의『역사[히스토리아]』는 아직 안 읽었고, 라시드 앗 딘 선생의『집사』는 첫부분만 읽고 아직 다 읽지 못했죠).
밑줄을 그어가며 읽고 있는데, ‘야, 이 사람의 생각이 정말 참신하구나!’라고 생각하는 대목도 있고, ‘이건 아닌데 … 이건 중세를 살았던 사람의 한계인가 봐.’라고 생각하는 대목도 있어요. 물론 밑줄을 긋는 부분은 전자입니다. 무거운 책이고, 진지한 책이고, 어려운 책이고, 두꺼운 책인지라 다 읽으려면 다음 해까지는 계속 붙들고 있어야겠습니다.
부디 이 책이 저에게 ‘피가 되고 살이 되기를’ 바랍니다.
* 요즘 읽기 시작한 책 :
『거대한 전환』(칼 폴라니 지음)
→ 부끄럽게도 제가 경제학이나 경제 운영에는 젬병인지라, 그 사실을 반성하려고(그리고 야만적인 신자유주의와 자본주의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을 찾고 싶어서) 사서 읽기 시작한 책입니다.
… 말은 이렇게 했는데, 막상 책을 펼치니 추천사가 두 편이나 실려서, 그 두 글을 먼저 읽느라고 본문은 읽어보지 못했죠.
홍기빈 선생님이 이 책을 추천하시는 신문 기사를 읽고 호기심이 생겨서 사 둔 책인데, 과연 본문은 얼마나 알차고 좋은지 모르겠습니다.
이 책을 다 읽은 다음에는 (아니면 이 책을 읽는 도중에) ‘소스타인 베블런’ 선생의 책인『유한계급론』도 읽을 겁니다. 이 두 학자의 글이 앞으로 밥벌이와 생존을 위해 사회로 뛰어들어야 하는 저에게 도움이 되기를 빕니다.
5. 얼마 전부터 짧은 이야기를 만들어서 글로 쓰기 시작했습니다. 일단 글로 옮긴 이야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
http://blog.naver.com/cahdol/220433302615
http://blog.naver.com/cahdol/220432145990
제 딴에는 우화를 만들고, 그 우화들을 모아서 우화집을 내겠다고 다짐하고 자판을 두드렸는데, 막상 써서 올리니까 ‘내가 이런 글을 세상에 내놓을 자격이 있을까?’라는 생각이 드네요(끙!).
사실 저는 최규석 작가님께서『지금은 없는 이야기』라는 우화집을 내신 것을 보고 자극을 받아서(그리고 ‘내가 지금까지 읽고 모아둔 이야기들을 한 권으로 모아서 책으로 내고 싶다.’고 생각했다가, 병원의 신경정신과에 소속된 강사님에게서 그건 “저작권 침해”고 “정신적인 도둑질”이라는 지적을 받고 ‘그렇다면 차라리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내가 이야기를 만들어서 책을 쓰는 편이 낫겠어.’라고 마음을 바꿨기 때문에) ‘나도 이야기를 만들어서 책을 내겠어.’라고 다짐한 건데, 막상 시작하니까 ‘과연 이 일을 끝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시작한 이상 포기하지는 않을 거예요. 최 작가님처럼 우화집을 내고 말 겁니다. 우화집 이름이나 머리말은 천천히 생각하려고요. 앞으로 우화(?) 한 편을 쓸 때마다 이곳에 소개해 드릴 테니, 한번 심심풀이 삼아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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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 소개한 일 말고 다른 여러 가지 일도 겪었습니다만, 굳이 소개할 필요를 느끼지 않기 때문에 일부러 쓰지 않았습니다. 이 곳에 쓸 가치가 있는 일을 겪게 된다면 그 때 다시 자판을 두드릴 겁니다. 다른 소식은 다음에 전해드릴게요.
- ‘지금 나에게 필요한 건, 사회와 기성세대가 만든 “틀”이나 “구조”에 갇혀서 그것들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증오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들을 부수고, 그것들에서 벗어나고, 나아가 그것들을 대신할 새로운 세상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을 궁리하는 일이다.’라고 생각하며 “길”을 찾고 있는 돌베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