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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김혜린 선생님의 새로운 만화인「인월(引月)」을 보기 위해서였지요.「인월」의 첫 회가 실린『팝툰』56호(올해 10월)와 2회가 실린『팝툰』57호(올해 11월)를 다 샀어요. 전자를 처음 손에 넣은 순간, 흥분해서 부르르 떨었고, 너무 기뻐서 활짝 웃었답니다.
이제「인월」을 본 감상을 간단히 적어야겠지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저는 그 작품을 보고 ‘아, 선생님이 건재하시구나!’라고 생각했답니다. 붓으로 그린 것 같은 그림과 가늘고 긴 선이 마음에 들었고, 만화 속의 사람들이 살아 움직이는 것 같았죠. 10년 동안 쉬셔서 펜 끝이 무뎌졌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그게 괜한 걱정임을 알았습니다. 선생님, 앞으로도 저를 비롯한 독자들에게 감동을 안겨주세요. 부디 이 말이 무리한 부탁이 아니기를 빕니다.
(그리고 제가 하고 있는 일 -『팝툰』을 사서 읽는 것 - 이 선생님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진심입니다)
- 마음을 추스르고 다시 일어나려고 하는 돌베개 올림
*덧붙이는 글(추신) 1 :「인월」의 배경이 지금으로부터 630년 전(고려 말기)임에도 불구하고, 꼭 오늘날에 일어나는 일을 그린 만화 같아요. 그 때나 지금이나 사람 사는 건 기본적으로 비슷해서 그런 걸까요, 아니면 지금이 그 때와 비슷해서일까요?
*덧붙이는 글 2 :「인월」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사람이 주인공인 ‘능소’나 ‘달이’가 아니라, ‘인수’라면 믿으시겠어요?
우선 인수는 “댓잎소리”에도 반응할 정도로 예민하고, 툭하면 온 몸이 타는 것 같다고 생각하고, 스승의 꿈과 자신의 꿈을 의심하고, 글재주가 뛰어나고, 스승의 동무(:‘친구’를 일컫는 순 우리말)들에게서 ‘이런 인재를 내버려두면 안 된다.’는 평가를 받고, 칭찬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모자란 사람이다.’라고 생각하니까요.
그리고 “너는 얼마든지 꿈꾸어도 좋다. 얼마든지 사유(思惟)하고 의심해도 좋다. 의심조차 품어보지 않은 꿈이라면, 그 얼마나 위험하고 독선적인 것이랴….”라고 말씀하시는 훌륭한 스승님을 모시고 있잖아요?
그런데 그 모든 것들이 (들으면 웃으시겠지만) 지금의 제 모습과 너무나 딱 들어맞기 때문에(!) 저는 그를 적극적으로 지지할 수밖에 없답니다(네, 아주 이기적인 이유죠. 저도 알아요). 앞으로 그가 어떤 행동을 할지 기대하고 있어요. 그를 보기 위해서라도『팝툰』을 사서 볼 생각입니다.
*덧붙이는 글 3 : 2회에서 능소가 ‘어디로든, 어디로든 달아나야 돼.’라고 되뇌면서 장작을 패는 장면을 보고 한숨을 쉬었답니다. 꼭 지금의 제 심정을 그대로 드러낸 것 같았거든요. 장작을 패면서 분노하는 걸 보고 ‘그래, 이해한다. 나라도 그랬을 거야. 이 돼먹지 않은 세상 같으니라고.’라고 중얼거렸죠. 그 친구가 ‘난 절대 우는 거 따윈 안 해.’라고 생각할 때, ‘이 바보야, 울고 싶을 땐 실컷 울어! 왜 그러지 못하는 거야!’라고 말해 주고 싶었답니다.
(작품을 못 보신 분들을 위해, 이 이상의 내용은 공개하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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