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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서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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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피부색이 다른 이방인들(?) 대해서 남다른 관심을 보이시는군요, 베개님.
살색크레파스에서부터 쭈욱.
참 독특하십니다.
사람들의 관심사는 참 다양한데, 어떤 연유에서 유독 그쪽에 관심을 갖는 것인지
궁금해지는군요.
직업탓(?)인지....
>방금 전, 둔촌동에서 목걸이랑 팔찌를 늘어놓고 파는 (머리엔 모자를 쓰고 잠바에 청바지 차림이었던) 노점상 아저씨를 만났습니다. 그런데 그 아저씨의 생김새가 - 코가 크고 길며 수염이 듬성듬성 자라고 눈이 큰 편이라서 - 눈에 잘 띄었고 손님에게 하는 말이(우리말이긴 했지만) - 억양이 서투르고 말투도 낯설어서 - '이방인'임을 짐작케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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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좌판을 살펴보면서 목걸이를 골랐고, 그 아저씨는 제가 (둥글고 한 가운데에는 구멍이 뚫렸으며 겉부분은 노랗고 속에는 - 검은 격자무늬 띠가 둘러진 - 초록색 칠을 한 고리가 있는) 목걸이를 한 개 고르니까 "아, 그거, 멕시코에서 온 목걸이예요. 한번 골라봐요."라면서 반가워하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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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목걸이를 고른 다음 (호기심을 감추고)지나가는 말투로 "아저씨, 어디서 오셨어요?"라고 여쭤봤고 그 아저씨는 잠깐 머뭇거리더니 "뻬루(페루)예요, 뻬루."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지난 번에 이어 이번에도(!) 잉카인을 만난 셈이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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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운 마음에 - 여러분에게도 말씀드린 - '피리를 부는 잉카인'을 만난 사실을 말씀드렸더니, "아, 그 싸람!"이라고 말하면서 "그 싸람, 이 주일, 아니 일 주일에 한번 불어요. 늘 안 와요."라고 더듬거리시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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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우리말을 잘 하시네요."라고 말씀드렸더니 겸연쩍어하시면서 "아니, 아니예요. 이 나라 말, 아주 어려워요."라고 하셨죠.(그래도 에스파냐[:스페인] 말이나 케추아어[: 페루 원주민의 말]을 모르는 저보다는 성실하시데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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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곳에 계신지 얼마나 돼요?"라고 여쭤보았고 그 아저씨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어리둥절해하는 표정으로 저를 보셨습니다. 조금 답답해져서 땅바닥을 두 손을 내리는 동작으로 가리키며 "이 땅에 얼마나 계셨냐고요? 이 나라에!"라고 말했고 그 아저씨는 그제서야 "아, 이 나라요! 이 나라에 2년 있었어요."라고 말씀하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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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을 물어보았자 잔소리가 될 게 뻔했고 저도 시간이 없었기에, 고른 목걸이(아까 설명한 그 목걸이)를 산 다음에 근처에 있는 음식점으로 갔어요.(생김새로 보아 케추아족은 아니고, 아마 혼혈인이었던 듯합니다) 목걸이를 고르자마자 '직접' 걸어주시고 맞는지 안 맞는지도 봐 주신 그 친절한 아저씨를 잊지 못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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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전 - 피리 부는 잉카인에게 진 마음의 빚을 - 이 목걸이를 삼으로써 갚고 싶었나 봐요. 지금은 그 목걸이를 목에 걸고 이 글을 쓰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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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순혈 아무르인이라고 다 나쁜 건 아니고 아무르인과 에벤키족, 혼혈인이 반드시 사이가 나쁘란 법도 없는 건 아닐까. ... 라는 생각이 들어 조금은 유쾌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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