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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2.0 ] 아무르, 살아 있구나
 rajaz  | 2002·07·13 15:59 | HIT : 1,033 | VOTE : 57 |
아무르, 살아 있구나

지난 겨울 순정만화지 '화이트'가 폐간되자 만화팬들의 관심은 김혜린의 <불의 검>연재가 어떻게 되느냐에 쏠렸다.영영 뒷이야기를 못 보는 것 아니냐는 예측도 난무했다. 하지만 1년3개월 만에 발간된 <불의 검> 11권은 모든 우려를 씻고 김혜린 만화 세계에 대한 신뢰를 단단히 해주고 있다. 게다가 만화잡지에 연재됐던 분량 이후의 새로운 내용까지 더해져 있다.
  
청동기민족 아무르와 철기민족 카르마키의 전쟁에서 수많은 생명이 죽어간다. 김혜린은 남녀의 순정에만 치우치는 작가가 아님을 증명하는 동시에 특유의 세심함과 혜안으로 광대한 역사의 물줄기를 조절한다. 아무르의 최고 전사 가라한은 기억을 잃었던 시절 만난 산골처녀 아라를 아내로 맞고,아라는 그의 아이를 갖는다. 용장 삭검은 카르마키의 마녀 카라의 앞에서 아무르를 지키기 위해 쓰러지고, 가라한과 아무르의 왕 마리한의 갈등은 골이 더욱 깊어진다. 마침내 아무르의 신녀 소서노와 마녀 카라가 대결을 벌인다. 이 격랑의 시대를 좇으며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순간은 가라한이 아라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있을 때뿐이다. '기분 좋은 이 혼곤함. 그대는 나의 칼집이다. 우리가 견뎌온 세월중에 그대가 벼려낸 가장 큰 칼은, 나다. 내 자그마한 아내여.'

가라한,소서노,천궁 마리한,아라 모두 각자의 번뇌와 고독을 삭여낸 깊은 얼굴을 가졌다. 작가가 깊은 밤을 헤매며 수도 없이 제 가슴을 두드렸을 흔적이다. 화면이나 사람의 목소리로 옮기고 내뱉고 나면 그 애착과 정서가 흐트러질 것만 같은 공기의 흐름도 칸과 칸 사이를 채우고 있다. 책 서문에 남겼듯 김혜린은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물어왔을 것이다."온갖 잡다한 업무속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 <불의 검>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물론 그는 그 답도 알고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가슴속에 뜨겁게 달군 불칼 하나쯤 담고 있을 테니. 그 때문에 <불의 검>으로 에둘러 흥정하지 않는 인간사의 진검 승부를 보여주는 김혜린은 여전히 믿음직스럽다. 그가 그리는 사랑도 참 오랫동안 겉멋 한번 부리지 않는다.

어쨌든 이 시점에서 가장 궁금한 것은 작가가 <불의 검>을 어떻게 마무리하는가다. 그저 끝도 시작처럼 한결같겠거니 짐작할 뿐이지만.

김혜선 기자.
출처:film2.0 79호( http://www.film2.co.kr )
Magda Many many qaultiy points there.

11·10·26 06:11 삭제

Eddie AFAIC that's the best anwesr so far!

11·10·26 06:40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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