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두시가 지났으니 이제 어제가 되었군요.. ^^;
생일이 공교롭게도(?) SICAF 기간과 겹치고, 마침 목요일이라 학교에 안가는 날이라서 간호사이나 오프인 친구와 시민운동가인 친구(좋은 말로 운동가이지만 반백수..^^;)와 함께 서울 무역 전시장을 가기로 했답니다.
그래서 정말 오랜만에 SICAF를 보러 갔습니다.
제가 마지막으로 본 SICAF는 1999년 아니면 2000년 아니면 2001년 즈음인데..(SICAF연혁에 2000년 기록이 없어 헷갈려요. ^^;) 어쨌든 코엑스에서 할 때 보러 갔더랍니다. 그 때의 좋은 기억을 안고 갔던 2006 SICAF는 제대로 실망!
그 때의 절반도 안되는 한국 만화 관련 전시물은 실망의 도가니로 몰아갔답니다.
가뜩이나 한국만화 침체입네, 출판업계 분위기 안좋네 소문이 흉흉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일본 만화 캐릭터 일색인 전시장.. 물론 나름 국제 만화 페스티벌인데 외국의 작품들이 있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그래도 일본 만화가 주가 되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전시관이 크게 3파트로 나뉘어져 있었는데, 각각 테마전시관, 체험관, 기업홍보관(?)이라는 이름이었습니다. 각각 분야별로 나뉘어서 나름 깔끔한 것도 있었지만.. 그러나 전시가 잘려서 연속성이 없는 것처럼 느껴졌구요.
테마 전시관에 나름 불의검이나 궁, 순정만화, 형사 등 뮤지컬이나 드라마, 연극, 영화로 만들어진 만화의 원작과 함께 포스터, 음악, 공연 모습 등을 전시해 놓아 이색적이긴 했습니다. 그러나 정말 '테마' 전시관일뿐, 한국 만화에 대한 전시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더라구요. 사실 더 격분하게 만든 것은 뮤지컬 불의검 부쓰는 미완성(?)으로 전시가 되어 있지 않았다는 것이지요. 개막일이 24일이었고, 개막일도 아닌 25일에 갔는데 불의검만 제대로 전시가 이뤄지지 않아서 또 실망을 했습니다.
CLAMP가 27일에 와서 팬사인회를 한다고 하던데, 왜 우리나라 선생님들의 팬사인회는 추진하지 않은 것인지..
전시 상황을 보면.. 선생님들의 협조를 제대로 얻지 못한 것이 여실한...
게다가 클램프의 사인회도 응모를 한 사람 중에서 추첨을 통해서만 사인을 받을 수 있나보더라구요. 구석에 응모함 발견하고 격분!
모르고 사인 받으려고 당일에 행사장을 찾는 사람들은 사인을 받지 못하나 봅니다.
사람이 많이 몰릴 수 있다지만, 어찌 그런 발상을 했는지.......
게다가 궁 연기자들 사인회는 왜 하는건지.. 만화 축제지, 드라마 축제는 아닐텐데 말예요.
기업 홍보관(이름이 제대로 기억 안나요. ^^;;)에서는 주로 만화책 출판사 부쓰와 만화 캐릭터물을 판매하는 부쓰로 채워져있었는데요. 물론 그 곳에 모든 만화책을 가져다 놓을 순 없겠지만, 일본 만화들이 8할 내지 9할이라면, 한국 만화들은 1할이 넘을까 말까 하더라구요. 종류도 조금...
전에 제가 시카프에 갔을 때는 각종 한국 만화책들이 잔뜩 있었고.. 한양문고에서 구할 수 없었던 책들도 시카프에서는 있어서 구매가 가능했었습니다. 제 기억에 시카프를 통한 판매도 상당했던 걸로 아는데..
출판사에서 부쓰를 꾸민 것일텐데 일본만화 일색으로 책을 판매하는 것이 마땅찮았습니다. 일본만화 판매가 마진이 더 많이 남는 것인지.. 구하기 힘든 책들 잔뜩 구매할 기대가 가장 컸는데,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어요. 제가 스스로에게 주는 생일선물이라며 들떴었거든요. ^^;;
근 5년간 시카프를 가보지도 않았던 주제에 이렇다 저렇다 말만 잔뜩 늘어놓고 가네요. 보는 사람마다 관점이 다르겠지만..
저와 함께 갔던 만화를 사랑하는 제 친구들은 대거 실망을 하고 왔더랍니다.
애초에 기대 없이 가시면 좋게 느껴지실지도 몰라요. ^^;
다녀온 제가 기대를 미리 화~악 없애드립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