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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용자(돌베개)의 말 : 이 누리집에 들르시는 분들이 ‘머리를 식히고 싶어하실까봐’ 일부러 현대 동화를 한 편 인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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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용 시작)
옛날 옛적, 생쥐 한 마리가 있었다. 너무 배가 고팠던 생쥐는 작은 부엌에 있는 치즈 한 조각을 먹고 싶었다. 그래서 굳게 결심을 하고 치즈를 가지러 부엌으로 달려갔다. 그러나 가는 도중 새끼 고양이와 마주쳐 혼비백산해 달아났다. 이제 생쥐는 치즈를 가지러 부엌에 갈 수가 없었다. 생쥐는 어떻게 하면 치즈를 먹을 수 있을지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그래, 접시에 우유를 조금 담아 부엌에 놓으면 새끼 고양이가 그걸 먹으러 가겠지. 고양이들은 우유에 환장하잖아. 그놈이 우유를 먹느라 정신이 팔려 있는 동안 나는 부엌으로 달려가 치즈를 가져와서 맛있게 먹겠어. 이거 좋은 생각인데.'
그러고 나서 생쥐는 우유를 구하려 했지만, 우유는 부엌 안에 있었다. 생쥐는 부엌으로 가다가 새끼 고양이와 마주쳐 이번에도 혼비백산해 달아났다. 이제 생쥐는 우유를 가지러 부엌에 갈 수가 없었다. 생쥐는 어떻게 하면 부엌에서 우유를 가지고 올까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그래, 생선 한 조각을 저 멀리 던져버리는 거야. 그러면 녀석은 그걸 먹으러 저쪽으로 달려가겠지. 고양이들은 생선에 환장하잖아. 놈이 생선을 먹느라 정신이 팔려 있는 동안 나는 부엌으로 달려가 접시에 담을 우유를 가져오겠어. 고양이가 우유를 먹느라 정신이 팔려 있는 동안 부엌으로 달려가 치즈를 가져올 거야. 이거 좋은 생각인데.'
그러고 나서 생쥐는 생선을 구하려 했지만, 생선 역시 부엌 안에 있었다. 생쥐는 부엌으로 가다가 또 새끼고양이와 마주치자 달아났다. 이제 생쥐는 생선을 가지러 부엌에 갈 수가 없었다.
이제 생쥐는, 자신이 먹고 싶어 하는 치즈와 우유 그리고 생선이 모두 부엌에 있으며, 고양이가 중간에 버티고 있기 때문에 그곳에 갈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생쥐는 "이제 그만!"이라고 외친 뒤, 기관총을 난사해 고양이를 묵사발로 만들어버렸다.
그러고 나서 부엌에 가보니 웬걸, 생선도 우유도 치즈도 모두 상해버려 먹을 수가 없었다.
생쥐는 고양이가 있던 곳으로 돌아와 놈을 토막 내 불에 구웠다. 그러고는 친구들을 잔뜩 부르고 축제를 벌였다. 모두들 고양이를 맛있게 먹고, 목청 높여 노래 부르고, 춤도 추며 행복하게 잘 살았다. 이렇게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 ‘두리토라는 딱정벌레가 쓰고’, 사파티스타의 부사령관인 마르코스가 ‘전해준’ 이야기(출처 : 『딱정벌레 기사 돈 두리토』. 조수정 씨가 우리말로 옮기고 '현실문화' 가 펴냈다)
(인용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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