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게시판은 감상글이나 창작물, 혜린님의 작품 패러디를 올리는 곳입니다.
각 글에 대해 코멘트도 남길 수 있답니다~ ^__^



VIEW ARTICLE
독자의 추측 - 만화의 이름이「인월(引月)」이 된 까닭
 돌베개    | 2018·11·10 01:56 | HIT : 40 | VOTE : 1 |
(미리 말해두는데, 이것은 어디까지나 독자인 나[돌베개]의 추측, 그러니까 짚어보기일 뿐이며, 김혜린 선생님의 생각은 이와 다를 수도 있다)

고리(高麗) 말기를 다룬 김혜린 선생님(아래[이하] ‘김 선생님’)의 만화 이름은「인월」이다. 한자로는 ‘引月’이다. 이 말은 ‘달(月)을 끌어당기다(引)’ → ‘달빛을 당기다.’는 뜻이다.

그럼 왜 이 말이 만화의 이름이 되었을까? 그것은 만화의 여주인공 이름이 ‘달이’이기 때문이다.

‘달이’의 ‘달’은 말 그대로 하늘에서 빛나는 달(月)이고, ‘이’는 배달말(한국어/조선말)에서 명사 뒤에 붙은, 별 뜻이 없는 말이다(나도 두 해 전에, 언어학자의 책을 읽고 나서야 이 사실을 알았다!).

달이는 ‘하늘에 뜬 달처럼, 빛나는 여성’이라는 뜻으로 붙은 이름이고, 따라서 그 이름을 지닌 사람은 원래는 곱고, 아름답고, 빛나는 사람으로서 존경을 받아야 한다(현실이 그렇지 못하다는 게 문제지만!).

그런 달이에게서 “달빛”이 난다는 것은, 그의 안에 담겨 있는 곱고 곧고 올바른 됨됨이가 밖으로 드러난다는 것일 테고, “달빛”을 끌어“당기”는 사람은 당연히 달을 사랑하고, 달빛을 받음으로써 달의 사랑을 받고 싶어 하는 사람일 테니, 당연히 장능소(아래 능소)일 수밖에 없다.

또한 달이와 능소는 가난하고, 가진 것이 없고, 대접받지 못하고, ‘낮은 곳’에 있는 민중이며, 그러면서도 ‘지금까지 견뎠던 지겨운 현실’(천민과 노비로서의 삶/고리 지배층의 착취/고리의 부정부패/홍건적과 왜구의 침략/성희롱/성추행/성폭행 미수)이 아니라 (면천[免賤 : 천민에서 벗어나는 일]과 진급과 승전으로) ‘새로운 삶/새로운 세상’을 바라는 민중 가운데 한 사람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그들은 원래는 달처럼 우러름을 받아야 하며, “빛”을 내는 존재지만, 실재로는 우러름을 받지 못한 민중을 상징하는 사람들이기도 하다(동아시아 전통사회에서, “민심은 곧 천심이다.”는 말이 나왔다는 사실을 기억하시라). 이 풀이대로라면, “달”의 “빛”을 끌어“당기”고 싶어 하는 또 다른 사람들은 민중의 마음을 얻고, 그들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며, 그들의 힘(“빛”)을 빌려 어둠(엉망진창인 고리의 현실)을 몰아내고 밝은 새 세상을 만들고 싶어 하는 이성계/정도전과 신진사대부다.    

결국「인월」은 남주인공인 능소가 여주인공인 달이의 마음을 얻으려고 하는(“달빛을 당기”는) 이야기이자, 썩은 현실을 갈아엎고 새 세상/새 나라를 만들려는 사람들이 능소/달이 같은 민중의 마음을 얻으려고 하는 이야기인 셈이다.

김 선생님은 이 두 이야기를 하나로 합쳐서, “누군가는 달빛을 당겨서 자신에게로 오게 하고, 그것으로 어둠을 밝히려고 한다. 그래야 희망을 품을 수 있으니까!”하고 말씀하시려고 두 가지 뜻을 지닌「인월」을 새 만화의 제목으로 정하신 게 아닌지.

만약 그렇다면, 나는 김 선생님이 만화의 이름을 지으시는 능력이 훌륭하며, 이런 능력은 아무나 따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김 선생님의 만화 이름을 짓는 능력에 삼가 경의를 표한다.
  
NO C          SUBJECT NAME DATE HIT
  독자의 추측 - 만화의 이름이「인월(引月)」이 된 까닭  돌베개 18·11·10 40
209   『불의 검』에 나오는 산마로와 아라 커플에게 바치고 싶은 시(詩)  돌베개 18·08·06 97
208   『비천무』의 아리수 부인(夫人)께 드리는 서신(書信)  돌베개 18·03·31 250
207   <인월> 9화를 읽고  돌베개 18·03·25 178
206   <인월>의 시대배경을 보다가『비천무』의 조연들을 떠올리다  돌베개 17·10·28 249
205   <인월> 8화 훑어보기  돌베개 17·10·15 228
204   뒤늦은 감상문 -「인월」7화  돌베개 17·10·08 202
203   「인월」6화 줄이기  돌베개 17·10·05 161
202   「인월」5화를 아주 간단하게 줄인 글  돌베개 17·07·08 183
201   <인월> 4회를 읽고 쓴 짧은 글  돌베개 17·06·11 179
200   <인월> 3회를 읽고 감탄한 까닭  돌베개 17·04·24 194
199   『이슈』5월호에서「인월」을 보고 생각한 것들  돌베개 17·04·19 182
198   『이슈』4월호에서「인월」을 보고 생각한 것들  돌베개 17·04·19 186
197   ▷◁『이슈』에 실린「인월」연재분을 읽고 느낀 점  ▷◁돌베개 17·03·06 166
196   ▷◁[단편]부부의 결심 - 해조와 무타의 뒷이야기 <전편>  ▷◁돌베개 16·12·04 253
195   ▷◁[단편]부부의 결심 - 해조와 무타의 뒷이야기 <후편>  ▷◁돌베개 16·12·04 213
194   ▷◁내가 생각하는 <광야>의 진짜 남자 주인공  ▷◁돌베개 16·04·06 260
193   ▷◁「광야」연재분을 읽다가, 100% 공감한 재우의 생각들 1  ▷◁돌베개 15·12·26 186
192   ▷◁「광야」연재분을 읽다가, 100% 공감한 재우의 생각들 2  ▷◁돌베개 15·11·21 210
191   ▷◁『광야』단행본과「광야」연재분에 나오는, 가슴을 후비는 말들  ▷◁돌베개 15·11·20 209
1 [2][3][4][5][6][7][8][9][10]..[11]
Copyright 1999-2018 Zeroboard / skin by GGAMBO

◆ 여기는 김혜린의 작품세계 & 공식 팬클럽 홈페이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