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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본인이 ‘살아있음’을 알리려고 올리는 글
 돌베개    | 분류 : 잡 담 | 2019·08·05 22:03 | HIT : 38 | VOTE : 1 |
1. 어제, <레드 슈즈>를 보고 왔습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재미있고 괜찮은 만화영화(‘애니메이션’)였어요. <빨간 구두>나 <백설공주> 같은 유럽의 여러 동화들을 짜깁기한 뒤, 그것들을 비틀어서 새롭게 풀이(‘해석’)한 것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비록 아쉬운 점(예를 들어, 서양 동화, 그것도 그림 동화나 안데르센 동화만 소재로 삼은 사실. 그것 말고도 아쉬운 점은 있습니다만, 일단은 이것만 말씀드릴게요)이 있지만, 그래도 잘 만들었다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만약 제가 한국 만화영화 업계에 조금이라도 희망을 품는다면, 그것은 <레드 슈즈>를 보고 즐거웠기 때문일 것입니다. <레드 슈즈>의 뒤를 이어, 더 훌륭하고, 더 뛰어나고, 더 아름답고, 더 재미있는 한국산(産) 만화영화들이 꾸준히 나오기를 (그리고 그것들이 한국을 넘어 누리[‘세계’] 여러나라에 소개될 수 있기를) 빕니다.

2. 국립중앙박물관의 특별 전시회인 <로마 이전, 에트루리아>에 다녀왔습니다. 전시회가 로마가 세워지기 몇 세기 전, 소(小)아시아(오늘날의 튀르키예[영어 이름 ‘터키’])에서 굶주림을 피해 이탈리아 반도로 건너왔고, 한 때 이탈리아의 중부/동북부를 차지했으며, 로마 ‘마을’(초기의 로마 왕국)을 무릎 꿇린 뒤 신하로 삼았고, 로마의 ‘임금’을 두 사람이나 내놓기도 했으며, 나중에 로마가 독립해서 공화국이 된 뒤로는 로마에게 밀리기 시작했고, 로마가 이탈리아 반도를 통일한 뒤에는 말과 문화만 보존한 채 ‘로마의 백성’으로 살다가 서서히 사라져 버린 사람들, 그러니까 에트루리아 사람들의 문화를 다루었다는 사실이 제 호기심을 건드렸거든요.

로마 사람들이 그들(에트루리아 사람들)에게서 많은 것을 배웠다는 사실, 그러니까 투구 모양부터 상/하수도 시설, 건물의 아치까지 안 배운 것이 없다는 사실은, 서구 갈마(‘역사’를 일컫는 순수한 한국어)를 헬라스(‘그리스’의 바른 이름)에서 로마로 곧장 이어진 것이라고 생각했던 어리석은 저를 깨우쳤고, 헬라스가 이탈리아 반도에서 멀리 떨어진 땅이라는 사실(그러니, 먼 헬라스보다 가까운 에트루리아가 로마의 첫 스승이 된 건 당연하지요)을 일깨워 주었습니다(단, 그렇다고 해서 에트루리아 사람들이 헬라스로부터 선진 문물을 배운 일이랑, 나중에 로마가 헬레니즘‘적’ 왕국들을 정복함으로써 헬라스의 문물과 철학을 직접 받아들인 일을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깜짝 놀란 것은 사람들이 흔히 ‘라틴 알파벳’으로 부르는 로마의 글자는 그 뿌리가 헬라스 글자가 아니라, 에트루리아의 글자였고, 그 글자는 에트루리아 사람들이 헬라스의 알파벳을 자기 식대로 바꿔서 쓴 글자였다는 사실이었어요(전 로마 사람들이 헬라스 알파벳을 스스로 받아들여서 라틴 알파벳을 만든 줄 알았거든요).

저는 국민학생(오늘날의 초등학생) 시절 이탈리아와 로마의 갈마를 다룬 학습만화를 읽었는데, 그 만화책에서 에트루리아 사람들을 다룬 부분을 읽고, 그 뒤 오랫동안 그 나라를 잊어버리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이 전시회를 본 뒤 에트루리아에 대한 기억이 되살아났고, 나아가 그 때는 몰랐던 사실 - 예를 들면, 로마의 라틴 알파벳이 에트루리아 글자를 본뜬 것이라는 사실이나, 에트루리아의 또 다른 이름인 ‘투스키’가 바뀌어 이탈리아의 지방 이름인 ‘토스카나’가 만들어졌고, 그 이름이 오늘날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는 사실 - 까지 알게 되었어요. 그래서 전시회 관람을 끝낸 다음에는 즐거운 마음으로 박물관 문을 나설 수 있었습니다.

내가 모르는 사실을 알게 해 준다는 것, 그래서 그 사실을 바탕으로 세상을 예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이해하게 된다는 것, 이것이 사람들이 박물관이나 미술관의 전시회에 가는 까닭이고, 사람이 갈마나 문화를 배우는 까닭이지요.

이번 전시회는 제게 그 사실을 다시 한 번 일깨워 준, 아주 유익한 전시회였습니다.

3. 2주 전부터, 귀리 가루를 물이나 우유에 타서 마시기 시작했습니다. 소화가 잘 되게 하고, 뱃살이 쑥쑥 빠지게 해 준다고 해서, 속는 셈 치고 시작했지요. 하루에 한 번, 귀리 1 차숟가락(‘티 스푼’)을 유리컵에 넣고, 우유나 물을 부은 뒤, 숟가락으로 휘저어서 가루를 우유/물에 섞는데, 그 다음 한꺼번에 들이켜서 한 방울도 남기지 않고 마십니다.

효과가 있느냐고 물어보실 텐데요, 적어도 저는 소화가 잘 되고, 위와 장이 깨끗해지며, 몸속의 찌꺼기가 싹 빠져나가는 것을 느낍니다. 여러분도 한 번 해 보세요. 단, 하루에 딱 한 번, 그리고 한 번에 한 차숟가락만 드셔야 합니다. 부디 이 글이 여러분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랄게요.

4. ‘영화 <기생충>을 보러 갈까?’하고 생각하고 있는데, 아직 그 다짐을 실행에 옮기지는 못 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대단한 영화”라며 추켜세워서,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영화기에 그러지?’ 하는 의문이 들었거든요. 그리고 저는 영화건 만화건 제가 직접 본 것만 인정하고 싶은데, 만약 보지 못한다면 평가를 하지도 못할 테니까요. 그래서 다음 주 월요일에 보러 갈 겁니다.

5. 지난해(또는 몇 달 전), 주한/주일 하야스탄(‘아르메니아’의 정식 국호) 대사인 ‘그랜트 포고시안’ 박사가 쓴 책『이토록 아름다운 아르메니아』를 읽었습니다.

그 책에, ‘하야스탄의 살구는 이 세상에서 가장 달고 맛있는 살구고, 어떤 나라에서 나온 살구도 이것을 따라잡을 수 없다.’는 글이 나오더군요.

그 글을 읽은 뒤, ‘도대체 얼마나 맛있는 살구기에, 이런 말이 나오지?’ 하는 의문이 들었고, 두 달 전, 한국에서 한국 살구를 사 먹는 동안에도 ‘하야스탄 살구는 어떤 맛일까? 아, 그걸 사 먹고 싶다!’하고 생각하며 여러 번 입맛을 다셨어요.

지금도 하야스탄 살구를 먹고 싶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습니다. 몇 해 전, 탄자니아 홍차인 ‘아프리칸 프라이드 티(African Pride Tea)’를 사서 마셨듯이, 언젠가는 하야스탄 살구를 사 먹고 말 겁니다.

6. 요즘 하야스탄의 음악인, ‘두둑(Duduk. 하야스탄의 전통 악기이자, 살구나무로 만든 피리)’ 연주에 푹 빠져서 지내고 있습니다. 피리로 구슬프고 우울하게 - 그리고 우아하고 부드럽게 - 울리는 가락을 연주하는 것이, 너무나 아름다워서 할 말을 잃게 돼요.

슬프거나, 우울하거나, 답답하거나, 화가 나거나, 절망스러울 때 이 음악을 들으면, 마음이 차분하게 가라앉습니다.

저 혼자서 이 음악을 듣기는 아깝고, 여러분도 제 설명을 들으면서 ‘도대체 어떤 음악이기에 저러지?’하고 생각하실 테니, 여기 두둑 음악이 실린 움직그림(‘움직이는 그림’을 줄인 말 → ‘동영상[動映像]’을 일컫는 순수한 한국어)의 주소를 소개해 드립니다. 한번 들어가 보세요.

- <슬프고 신비한 음악 - 하야스탄 두둑의 소리(Sad and Mysterious Music - THE CRY OF ARMENIAN DUDUK)> :

https://www.youtube.com/watch?v=9u7AhsMv1mo

(만약 직접 들어가실 수 없다면, 유튜브에 들어가서 움직그림의 원래 이름[영문]으로 움직그림을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 돌베개)

7. 『걸리버 여행기』의 완역본을 다 읽었습니다. 어릴 적에는 결코 볼 수 없었던, 이 책의 3부와 4부를 다 읽고 나니, 이 책을 ‘동화’로 알았던 과거의 자신이 어리석은 놈이자 바보 멍청이로 여겨져 부끄럽기 그지없습니다.

라퓨타 이야기를 읽을 때에는, “하늘”(위쪽)에 있는 도시(라퓨타 성)가 “땅”(아래쪽)에서 반란을 일으킨 도시를 “토벌”하려고 했다는 대목이 박정희의 유신 정권이 부마항쟁을 탄압한 일이나 서기 1980년 신(新)군부가 광주항쟁을 피로 진압한 일과 비슷해 소름이 끼쳤고(실제로『걸리버 여행기』의 완역본은 서기 1990년대 전반, 그러니까 전두환이 쫓겨난 지 일곱 해 만에야 세상에 나왔고, 그 전에는 ‘소인국 이야기’인 1부와, ‘거인국 이야기’인 2부만 한국어로 옮겨졌다고 합니다. 완역본을 소개하는 글에도, “우리[한국]의 암울한 현대사” 때문에 3부와 4부가 빛을 못 봤다는 말이 나와요),

가난도, 거짓말도, 전쟁도 없고, 오직 이성만으로 나라를 평화롭게 다스리는 말들(‘휴이넘’ 족)과 인간과 똑같이 생겼지만 더럽고, 탐욕스럽고, 멍청한 ‘야후’라는 족속이 나오는 4부를 보며, ‘아, 인간이라는 족속이 이렇게 혐오스럽다니!’하는 ‘깨달음’을 얻었죠.

이 완역본을 처음부터 끝까지 꼼꼼하게 읽은 건, 제 인생에서 가장 잘한 일 가운데 하나라고 말하고 싶어요. 스위프트 작가와, 이 책을 끝까지 옮겨 주신 번역가와, 완역본을 내놓은 출판사에게 “천(즈믄/1000/千) 번의 감사를!”

8. 얼마 전, 집에서, 위성방송으로, TV로 한국 만화영화인 <언더 독>을 거의 다 봤습니다(첫 15분 분량은 미처 보지 못했고, 그 다음부터 끝부분까지만 다 봤거든요). 예전에 극장에서 틀어줄 때 가서 보려고 했지만, 그러지 못했기 때문에, 방송국에 감사하며 (만화영화를) 봤죠.

그림도 아름답고(자연스러운, 실제 사진에 가까운 그림체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컴퓨터 그래픽도 좋고, 빛깔도 아름답고, 소재(개들이 달아난 일)도 좋고, 주제(“자유를 향한 머나먼 여정”)도 좋았어요. 제가 평소에 개를 좋아하지 않았고, 지금도 그건 마찬가지지만, 그럼에도 이 만화영화를 볼 때, 개들에게 감정이입하고, 주제의식에 크게 공감했다는 건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 작품을 보면서, 행복했다는 것도 덧붙이고 싶어요. 정말 오랜만에 수준 높고 훌륭한 한국 만화영화를 보았기 때문입니다. 이 작품을 만드신 모든 분들에게 “천 번의 감사를!”

(이런 걸 보면, 한국 사람들이 만화영화를 만드는 능력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아야 할 텐데, 그러지 못해서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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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풍기 바람을 쐬면서 키보드의 글쇠(‘자판’을 일컫는, 순수한 한국어)를 두드리다 보니, 어느덧 시계가 밤 9시 24분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만 해야겠어요. 다음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또 뵙지요.

- 음력 7월 5일에, 홍콩 시민들의 민주화와 자유를 향한 싸움이 승리로 끝나기를 비는(그리고 ‘이란과 대립하는 미국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에 한국 해군의 파병을 요구한다.’는 소문을 듣고, ‘난 이란 사람들과 싸우고 싶지 않아. 그들은 내 “적”이 아니야. 그리고 그들은 내 “원수”도 아니야.’하고 되뇌며 절망하는) 돌베개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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