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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가슴에 날아와 박힌 <광야> 조연의 대사
 ▷◁돌베개  | 2015·05·21 21:40 | HIT : 187 | VOTE : 19 |

오늘, 드디어 단골 서점에서『월간만화 보고』제 9호(서기 2015년 4월)를 사서 그 안에 들어있는 <광야>를 읽었다(너무 기쁘다!).『보고』제 8호에 실렸을 <광야> 5회를 보지 못한 건 아쉽지만,『광야』단행본이 새로 나오면 그 때 읽으면 된다고 생각하며 자신을 위로했다.

각설하고, <광야> 6회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대사 하나만 인용하겠다. 엽두령의 부하고, 주인공들과 나이가 비슷한(적어도 내 눈에는 그렇게 보였다) 중국 남자 ‘치엔’이 세르게이(황이강/꽃네)에게 한 말이다. ↓

“세르게이 - 서두르지 마라. 애쓰지 않아도 때가 되면 다 죽게 돼.”

물론 그 말은 자신을 땔감처럼 태워가며 서서히 ‘죽어가고’ 있는 세르게이에게 한 말이고, 치엔은 세르게이를 진심으로 걱정하고 염려하기 때문에 - 그러니까 세르게이가 ‘빨리’ 죽지 않기를 바라기 때문에 - 그런 말을 했으리라.

그런데 나는 그 대사를 읽으면서, 그가 나에게 말을 걸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가 나에게 “빨리 죽으려고 하지 마라. 삶을 포기하지 마라. 억지로 자신을 ‘소비’하거나 서두르지 않아도 나중에는 모든 것이 끝나고 죽음이 찾아올 것이다. 나는 당신이 빨리 죽지 않기를 바란다. 그리고 당신이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기를 바란다.”고 말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묘하지. 그가 나에게 말을 걸었을 리가 없는데도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동안 <광야>를 읽으면서 조연들에게는 크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고 그들이 하는 말에도 신경 쓰지 않았는데, 이 대사만큼은 앞으로도 계속 내 머릿속에 남아 내 삶에 영향을 미칠 것 같다.

조연에게도 명대사를 날릴 기회를 주시는 김혜린 선생님께 다시 한 번 감사한다.

- <광야>를 꾸준히 읽고 있는 돌베개

* 덧붙이는 글(사족) :

황이강(세르게이)은 박남선에게 “죽지 말고, 살아남아줄래?”라고 말하고(내가『광야』단행본을 사서 읽었기에 기억하고 있다. 원문은 함경도 사투리였다), 세르게이(황이강)는 치엔에게 “때가 되면 다 죽게 돼.”/“(그러니) 서두르지 마라.”라는 말을 듣는다. 이런 걸 보면 사람은 상대방에게 ‘살아야 할 까닭’을 주지만, 한편으로는 상대방에게서 그것을 받기도 한다는 생각이 든다(상대방이 준 ‘까닭’을 온전하게 받아들일 것인지, 아니면 버릴 것인지는 내가 알아서 결정해야겠지만 말이다). 나도 그럴까? 나는 누군가에게 ‘살아야 할 까닭’을 줄 수 있을까? 아니 그것을 받을 수는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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