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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글] 일본인이 바라본 '북해의 별' (1)
 뭉실이  | 2001·03·07 15:28 | HIT : 1,234 | VOTE : 61 |
게시일시: 1999/04/16 오전 9:55
게시자: 뭉실이

제목: [퍼온글] 일본인이 바라본 `북해의 별` (1)...  

* 이 글은 워낙 유명해서 안 읽은 분이 없을 지도 모르겠군요.
번역하신 김지현님의 허락을 받고 하이텔 순정화사랑에서 퍼왔습니다.
저자인 사지마 아키코씨의 동의도 구하여 올립니다.
(지현님은 "상관없습니다", 사지마씨는 "우~ 창피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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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일본인이 바라본 '북해의 별' (1)                 관련자료:없음  [1370]
보낸이:김성은  (clamp   )  1998-03-07 02:24  조회:506


안녕하세요...찌혀어니입니다..............
이 글은 '悔谷君北海行錄'이라는 제목의 '북해의 별' 팬 북입니다 ^^; 96년
겨울 코미케때 얻은 책인데, 어쩌다보니 지금에서야 번역이 끝났군요 -_-;
일본인이 바라본 '북해의 별'에 대한 시각...이라고 해야할까요? 꽤  긴 글
입니다만, 이런 식으로 이 작품을 바라볼 수도 있구나...하는  느낌이 들어
서 올려봅니다 ^^;
필자가 대학교수라서 그런지, 단어들이 어려워서 번역하는데 꽤  고생을 했
군요 -_-;(으...왜 쉬운 말 놔두고 어려운 단어들을 골라가며 쓰는거냐~~~)
번역은 '북해의 별' 입수분투기, 히어로의 조건 이케다 리요코 월드와의 비
교, 윤동주 '서시'와 유리핀, 이 3가지와  마지막 후기까지입니다(개인적으
로는 저 '입수분투기'를 상당히 재밌게 보았군요 ^^;)
제가 '북해의 별'을 소장하고 있지 않은 관계로, 등장인물명이나 대사 등은
원작과 다를 수도 있으니 그점은 양해바랍니다(사실 이 작품을 읽은지 이미
10년 가까이 지난고로, 제대로 기억하고 있을리가 만무하겠지요 ^^;)
올리려고보니, 500줄이 넘어서 등록이 안되기에, 별 수 없이 둘로  나
눠서 올립니다.
그럼...


이것은 '북해의 별'이라고 하는 한국 순정만화의 팬북입니다.
한국에서는 일본만화의 한국어판이 상당수 출판되고 있습니다.
같은 만화문화를 즐기고 있으니, 한국의  만화 역시 일본에서도 쉽게  읽을
수 있게 되었으면 합니다.
한국에서 인기 높은 김혜린씨의 작품을 언젠가 일본어판으로 읽을  수 있기
를 바라며...


                                              悔谷君 劍(카이코쿠군 켄)


                             《 목  차 》


'북해의 별' 데이터
'북해의 별' 저자소개
'북해의 별' 등장인물 소개(만화에서 발췌)
'북해의 별' 제 1·2권 줄거리
패러디 4컷 만화
'북해의 별' 입수분투기
히어로의 조건 이케다 리요코 월드와의 비교
윤동주 '서시'와 유리핀
윤동주 '서시' '별을 세는 밤' 원문과 번역시
'북해의 별' 명장면(만화에서)
후  기


                     《 '북해의 별' 입수분투기 》


1년에 한 번 정도 한국어가 가능한 친구를 따라 서울에  다녀오고 있다. 금
년에도 9월에 5일간, 놀러가서 사적을 둘러봤다.
그리고, 둘이서 반드시 들리는 곳은 서점이다. 교보문고라고 하는  단일 플
로어로는 아시아 최대라고 하는 서점에 가서 연구사료를 사는  것이 통례이
다. 장사도구인 한문사료를 손에 넣는 것이  제일목적이다(연구서는 사료집
과 달리 한글이므로 '언젠가 읽을 수 있을 그날을 위해'라는 이유로 사고서
는, 결국 그대로   히곤 한다)
그리고 나는 반드시 만화 판매장도 보러 간다.
단, 타이틀의 한글은 저언혀 읽을 수가 없다. 비닐이 씌워져 있으므로 내용
도 알 수 없다. 결국 의지할 곳은 표지의 그림뿐.  이것만으로 취향에 맞는
이야기를 찾아낸다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금년에는 작년 여
름에 산 잡지 '댕기'(리본의 의미)에  실려 있던 것 중에서  괜찮아 보이는
것들을 체크해 왔다. 슬슬 단행본으로 나오지 않았을까하고  기대했던 것이
다.
그러나, 외워온 타이틀의 것은 전혀 없었다...교보문고의 만화 코너는 총면
적에 비해서는 매우 작다. 만화는 그다지 우대받고 있지 못한듯 하다...
별 수 없이, 나는 무언가 장편을 사보자고 생각했다.  장편=인기가 있었다=
재미있다라는 안이한 발상이다. 그리고 발견한 것이 11권짜리 세트였다.
표지를 보자 드물게도 서양사물인 듯했다. 그것도 1권에서는  군복, 그리고
점점 해적스러워져 가는 주인공. 무슨 일이 있었던거지? 靑池保子(아오이케
야스코)풍의 해양물일지도 몰라.
하지만, 나는 망설일 수밖에 없었다. 어짜피 사더라도 한글은  읽지도 못하
는걸...
"일단, 5권까지 사보자. 만약 재미있을 것 같으면 그 다음은 일본에서 주문
하는 방법도 있을테니..."
그렇게 생각한 나는 다섯권만 꺼내어, 이미 들고 있던  '조선왕조실록 인물
사료' '대동기문' 등의 사료집과 함께 카드로 계산을 마치고 배편으로 일본
에 부쳐달라고 부탁했다(여기서 발송요금 1500엔 정도의 현금이  없어서 따
로 행동을 취하고 있던 친구를 찾아서 빌린데다, 몇십엔의 거스름돈을 받아
야 한다는 것을 잊어버려 서점직원이 직접 쫓아와서 돌려주었다는  점을 봐
도 덜렁거리는 성격을 잘 알 수 있다).
10일 정도 지나 책이 도착했다. 열어본 나는 제 1권을  들쳐보고 한글을 읽
지는 못했지만 그만 빠져버리고 말았다. 김혜린의 1983년  데뷰작의 완전판
이었다. 타이틀은 '북해의  별'이라고 한다. 멋.있.어!(^^;)  베르사이유의
장미풍의 군복을 입은 주인공, 해양 신도 약간 나오고...게다가  혁명이 시
작될 듯한 기미. 그리고, 1권  끝에서 그는 연인을 남기고  체포되고 있다.
이것은 틀림없이 내 취향의 이야기임에 틀림없어!
나는 읽어보기로 했다. 단, 나의 한글 실력은 초급의 책을  4권, 그것도 도
중에서 좌절했다고 하는 정도이다. 말하자면 모든 단어를 사전으로 찾지 않
으면 읽을 수가 없는 수준인 것이다.
여기서 도움이 된 것이 거금 8000엔이나 주고 이번에 산  소학관의 '조선어
사전'이었다. 8년전에 처음으로 한글을 배울 때에 산  '코스모스 한일사전'
은 간편하지만 책을 읽는데에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못한다. 소학관의 것에
는 무엇보다도 활용어미까지 실려 있는 것이다. 사전에 '신문·소설을 읽을
수 있다'라는 문구가 있었는데, '만화도 읽을 수 있다'도  집어넣어야 하지
않을까?
무엇보다 내 힘으로는 1시간에 3페이지 정도밖에 진전이 없다.  그러나, 무
죄임에 틀림없는 주인공이 반역죄에 몰려 있다, 거기서 어떻게 부활해 나갈
것인지 기대는 컸다. 그리고 주인공 유리핀의 성격이 또한 내 취향이었다.
"당당하게 부끄럼없이 자유로운 의지로"  "내가 억눌러온 고독, 싸워온  파
도, 견뎌온 바람. 아아, 그것은 모두 내가 바다를 사랑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다에서 살고 바다에서 죽을 수 있도록" 자제심을 잃지 않고 언제나 침착
냉정, 그 깊은 곳에 숨겨진 정열. 내게는 전혀 존재치  않는 성격이므로 끌
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차원 정지화면으로 이만큼이나  사랑하게 되어버린  것은 중학교  시절에
'올훼스의 창'의 망명 러시아인 크라우스에게 반했던 이후 처음이 아닌가!
게다가 미청년이 우르르 나온다. ^^;
화라는 멋진 중년으로, 젊었을 무렵에는 엄청 핸섬했었고, 슈그  교관도 계
속 독신으로 약간 늙긴했지만 메인 캐릭터가 되어주어서 기쁘다. 얼굴과 성
격은 유형지의 경비대장 지크가 가장  맘에 든다(직업에 비해 배려가  너무
좋은 것이 좀 마음에 걸리지만)!
왕제 포르티크의 미모와 비뚤어진 성격 또한 버리긴 아깝다. 아름다운 에드
와르가 병약함을 방패로 내세우면 아델은  계속 거부할 수 있을까?  요염한
비요른은 겉모습 그대로. 더러운 일을 시킨 카니오 소년을 "오늘 밤도 울려
면 내 가슴에서 울어라. 목메어 울어서 나의 아픔까지  메워줘"라고 끌어안
는 것은 정말....훗훗훗...
그들에 비하면 약간 미소녀쪽이 약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도 든다.  아델은
정통파의 얌전한 소녀이고, 포르티크의 비 베티나가 총명할 것 같아 마음에
들지만 그다지 등장해주지 않아서 유감. 에리카는 평범함을  그림으로 그려
놓은 듯한(실제로 그림이긴 하지만 ^^;) 소녀로 정말로 저 유리핀의 사촌일
까? 뭐, 죠나산 정도가 어울리겠지. 화라의 딸인 한나 아나스테스는 비요른
에게 끌리고  있는 듯하지만,  성격은 미지수.  부친을 닮았다면  즐거울텐
데...앞으로의 발전을 기대중이다.
그리고, 스토리 전개가 '약속대로', 다시 말하자면 '구성이 치밀'하므로 안
심하고 읽을 수 있다. 최근 구성의 조잡함을 캐릭터를 증식시켜  나가는 것
으로 눈가림하려는 이야기가 너무나도 많다.
'약속대로'라는 것은 예를 들면 사관학교에 입학하면 친구들의 질투를 뛰어
넘지 않으면 안된다. 그때 만난 라이벌과는 평생의 친구가  된다. 대귀족의
주인공이 민중에게 눈을 돌리는 것은 항해와 전쟁경험이 있었기 때문. 사랑
의 성취 자체가 어려운 경우는 두사람 사이의 감정의 어긋남  같은 것은 패
스, 단지 서로 이끌리고 있다로  충분. 국왕이 바뀌면 실각한다.  과세정책
철회→군부예산삭감→군비조달을 위해  사유재산을 던진다→군의  사물화의
증거가 된다라고 하는 군더더기없는 전개.
그리고, 2권에 들어가면 사로잡힌 유리핀은 양팔을 쇠사슬에 매달려 채찍질
을 당하고 있지 않은가!
최근에 이런 신은 본 적이 없다. 60년대 헐리우드 영화나  70년대 순정만화
다~
고문으로서 채찍질은 별 효과가 없다는 것이 명백해진  지금...고통을 주려
고 한다면 더욱 적당한 방법도 많은데다, 정말로 고문을 한다면 견뎌나간다
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고...
'택틱스 오우거'라는 게임에서, 이와 마찬가지로 메달려  "인간에게는 자유
를 원하는 마음이 있는거야"라고 반발하던 제노비아의 성기사  란슬롯은 구
출되었을 때에는 이미 폐인이 되어 있었다구(이건 정말 슬펐다.  바다가 보
이는 난민 캠프에 수용된 그는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단지  눈물만 흘리고
있었던 것이다).
리얼리티를 무시한 피학취미를 만족시켜줄 뿐인 그림좋은 신...이라는 것만
으로는 이제   채찍질은 사용하지   않는다. 그래도  어딘가  그리운  느낌
이...^^;
"유리핀은 비명소리 하나 내지않고"라는 건 무리라니까. 하지만  그래도 뭐
법정에 내보내려면 눈에 띄는 상처를 낼 수는 없었다거나 유리핀은 잘 단련
된 현역군인이었으니까라고 생각하기로 하자. 상당히 괴롭긴 하지만...
어쨌든, 개인적으로 고통에 약한 타입...머리가 아프거나 배가 아프다는 핑
계로 가사일을 미루곤 했던지라 주인공이 이런 태도를 취하면  정말로 반하
지 않을 수 없다.
예전 사랑하던 '올훼스의 창'의 크라우스를 내가 버리게 된 것은  제 1부에
서는 고독도 공포도 웃어넘기며  히로인 유리우스와 대등한 관계를  취하고
있었던 그가 제 3부에서 러시아에 돌아간 순간 완전히 사람이 바뀌어버렸기
때문이었다. 모욕을 견디지 못하고 고통이나 질투, 이별에도 일일이 동요하
고 고민하며, 그 주제에 소리높여 혁명의 대의를 외치며 유리우스를 장애물
로 만들어 그녀와는 아무것도 나누지 못하는 인간이 되어버렸기  때문인 것
이다.
그러한 약함을 인간다워서 좋다라고는 생각치 않는다. 초인이 되라고까지는
이야기하지 않아도 인생의 기반이 어디에 있는지조차 알 수  없는 캐릭터는
보고있어봐야 짜증만 날 뿐이다. "어이,  그 문제는 그전에 해결하지  않았
어? 또 같은 일로 질질  끌고 있어..."라는 것은 실제 인생에는  흔히 있는
일이겠지만 작품으로 읽는 것은 견딜 수가 없다.
유리핀은 풀이 죽어 고민하는 일은 없다. 매우 괴로워하고,  슬퍼하지만 그
래도 자신이 선택해야할 방향은 이미 결정해두고 있는지라 아이덴티티는 붕
괴하지 않는다. 바로 이 점 때문에 읽어나가면서 기분이 좋아지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정말로 진지하게 읽기 시작했다. 이렇게 열심히 한글을 공부했
던 것은 처음이었다. 한국여행에서 곤란하지 않을 정도로는 이야기할 수 있
는 편이 좋다고는 생각하고 있었지만, 가장 잘 쓰이는 대화가 "화장실은 어
딥니까?" 정도로 그 이상은 친구가 모두 이야기해주는데다(끝까지 그녀에게
기대고 있는 나), 그쪽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  일어를 능숙하게
이야기해주는지라 지금까지는 그다지 본격적으로 공부한 적이 없었다.
그리고, 나는 6권 이후를 사야만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기대하고 있었던 곳은 동경의 '고려서림'. 한국책을 취급하고  있는 서점이
다. 9월 20일, 즉각 팩스를 보냈다. 서명·저자명·출판사, 혹시 모르니 뒷
부분의 카피까지 보냈다. 95년 2월 발행이므로 손에 들어올 수  있겠지. 두
근두근.
하지만 잊을 수 없는 10월 16일 일요일, 대학에 나가자 메일  박스에 한 장
의 엽서가 들어 있었다. 고려서림에서 온 엽서였다. '주문하신 책은 품절로
현재 입수불가능합니다"
설마. 9월 7일에 내가 사지 않았던 분량이랑 또 한 세트가 교보문고에 있었
는데? 벌써 다 팔려버렸다구? 도저히 포기할 수 없었던 나는 고려서림에 전
화를 걸었다. "교보문고에 있을텐데요" "아뇨, 한국측의 중개업자는 당연히
교보문고에도 문의를 했을 터인데요. 입수하지 못했습니다"
그날 나의 실망은 엄청났다. 엄청나게 빠져있었던만큼 아무것도  손에 잡히
지 않는 상황. 유리핀의 운명은 어떻게 되는거냐!
이렇게 되면 서울에 당일치기라도 만화사러 갈테닷! 항공운임 따위가 뭐냐!
하지만 월화목금은 수업이 있다. "사지마 선생님은 만화를 사러 가셨으므로
휴강입니다"라고 말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수요일은 큐슈  역사자료관의
강좌에서 미즈노성 실지 견학이 들어와 있다. 주말은 학회로, 커피숍 '채플
린과 유쾌한 친구들(누가 유쾌한 친구라는건가...역시  나인가?)'에서 웨이
트리스를 한다는 약속이다. 일요일은 교회.
한국에 있는 누군가에게 사달라고 할까?
하지만 내가 알고 있는 한국인은 저명한 선생님들뿐이다.  히라카와 선생님
소개로 '문학에 새겨진 전쟁'의 저자이자 김소운상 수상의 중앙대학교 최관
박사에게 '논개사적연구'를 구입해 달라고 부탁한 적은 있어도, 도저히 "만
화좀 사다주세요~"라고는 말 못하겠고...
"역시 당일치기로 가겠어!"라고 외치다가 집안 사람들에게 "진정해"라고 제
지당했다. "교보문고에 전화해서 주문하면 되잖아"
흥. 혼자서 전화를 걸 정도로 어학력이 있으면 고생할 필요도  없다구. "그
럼 팩스는?" 확실히 가장 그럴듯한 방법이다. 그러나 작문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소학관의 조선어사전은 위대했다. 편지 쓰는법에서부터 일한사전까
지 딸려 있다. 이걸로 잘만하면 작문이 가능할지도 몰라.
그리고, 나는 알아차렸던 것이다. 매일같이 몇시간씩 만화책과 씨름한 보람
이 있었던 것이다. 제로였던  작문력이 얼마안되지만 늘어난 것이다.  만화
속에서 쓸만한 문구를 찾아서 단어를 바꾼다. 활용어미도 만화에서 찾을 수
있다(이 정도 ^^;).
남은 문제는 교보문고의 팩스 번호다. 전화번호는 가이드북에도  실려 있으
므로 국제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그쪽에서 무슨 소리를 하던  이미 외워둔
한국어를 계속 외쳐댄다. "일본에서 걸고 있습니다. 팩스 번호 알려주세요.
팩스 번호! 팩시밀리!" 드디어 숫자같은 단어가 들려온다. 카타카나로 메모
해두고, 복창하여 숫자를 영어로 확인한다. 해냈어!(처음부터  영어로 물어
보면 되잖아라고도 생각했지만 나의 "프리즈 테루 미 유아 화쿠시미리 남바
-"의 발음은 전혀 통하지 않았다)
알려준 번호로 대학사무실에서 팩스를 보내고 약 1시간 후,  답장이 도착했
다. 이렇게 대응이 빠르다니...
그러나...읽을 수가 없어  T_T...한글을 날려 써놓다니...글자가  찌그러져
있어.
그날 밤 천천히 암호를 풀어나가듯이 읽어나갔다.
알아냈다! '있다'는 것이다. 가격과 항공편 송료가 적혀있다. '구입할 것인
지 어떨 것인지 결정되면 담당의 김선미씨에게 전화하시오'라고. 됐어~
응? 구입할 생각이었으므로 팩스를 보냈지만, 역시 나의 한국어  작문에 문
제가 있었던 것 같다. 게다가 전화는 못건다니까...
다음날, 또 팩스를 보냈다. 지불방법을 잘 몰라서 크레디트 카드 번호를 써
서 보냈다. 카드가 안된다면 구좌번호를 가르쳐달라고  썼다. 후쿠오카시의
한국외환은행에서 송금이 가능할 터이다(수수료는 비싼 것 같지만...)
그리고, 기다렸다. 기다렸다. 불안에 떨며(^^;) 기다렸다.
드디어 10월 31일, 우체부 아저씨가 우리집에 찾아왔다. 소포다!
이렇게 나는 '북해의 별' 전권을 손에 넣을 수 있었던 것이다. 스스로의 얼
빠진 행동이 부른 소동이었지만..
서울의 김선미씨, 고맙습니다! 이걸로 밤잠을 설치지 않아도 되게 되었습니
다.
남은 것은 남은 9권을 독파하는 것뿐. 하지만 이 바쁜 시기에 대체 언제 읽
을 것인지...


덧글> 도착한 완전판의 최종권을 보니 금년 4월에 발행되어  있으므로 아직
입수가능한 상태라고 생각됩니다. '품절'이라는 것은  업자가 오리지널판을
찾았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만...


           《 히어로의 조건 ; 이케다 리요코 월드와의 비교 》


'북해의 별' 제 1권이 이케다 리요코의 '베르사이유의  장미'(한국판 있음)
의 영향을 지대하게 받고 있다는 사실은 일목요연할 것이다.
코스츔의 유사, 과다한 세금·고등법원·시민혁명의 징조, 주인공은 민중에
게 마음을 기울이고 있는 군인, 화풍의 유사(미소년 베른은  이케다 리요코
의 미소녀 모습 그대로이고), 등등...
그런, '베르사이유의 장미'도 水野英子(미즈노 에이코)의  '하얀 트로이카'
(실은 귀족의 핏줄을 이어받은 소녀와 의적 '검은 늑대',  민중측에 서지만
싸움의 종반에서 쓰러지는 귀족 군인과의 이야기 : 역자주-우리나라에는 김
숙의 베낌판으로 소개 ^^;)가 없이는 태어나지 못했을테니 이것은 '전통'이
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북해의 별'을 읽어나가다보면, 캐릭터의 성격에  당연하겠지만 일본
인의 멘탈리티가 없다는 점을 알아차릴 수 있다. '베르사이유의 장미'나 역
시 이케다 리에코의 '올훼스의 창'(이것은 공산주의혁명 이야기가 되어버렸
으니 한국판은 나오지 않았겠죠 : 역자주-역시 일본인인지라 우리나라 해적
판 업자들의 위대함(?)을 잘 모르고 있군요 ^^; 아시다시피  '올훼스의 창'
에서 이 공산주의 혁명 이야기는 핀란드 독립운동으로 둔갑하여  잘도 출판
되어있습니다)에 등장하는 프랑스인·독일인·러시아인은 실은 일본인적 성
격이다. 그렇지 않으면 독자들에게 받아들여지지  않으므로...순정만화무국
적론이라는 험담을 듣고 있지만, 이것은 또 이 나름대로 좋지 않은가.
그러므로 유리핀 멤피스는 우선 한국인 정서에 받아들여지기 쉬운 성격이라
고 생각된다. '베르사이유의 장미'와 유사하긴 하지만,  캐릭터의 행동양식
의 차이가 눈에 두드러져서 일한비교문화(?)로서도 즐거운 점이 있다.


예를들면, 사관학교에 입학한 유리핀이 동급생으로부터  부모의 후광일뿐이
라는 중상을 받는다. "뭐라고, 다시한번 말해봐!"라고 다그친  다음에는 일
본이라면 당연히 격투가 벌어진다. 그리고, 주먹에 의해 호각의 실력이라는
사실을 인정한 두사람이 나름대로의 호의를 표시하고, 이윽고  우정을 느끼
게 된다...는 것이 패턴이다.
'베르사이유의 장미'에서 신임 여성대장 오스칼에게 반발하는  대원 알란은
1대1 결투에서 오스칼에게 근소한 차로 패배하게 되고, 이 일로  인하여 화
해의 장이 열린다.
더욱 직접적인 예는 '올훼스의 창'에 나오는 유리우스와 크라우스의 케이스
이다. 후에 운명의 올훼스의 연인사이가 되는 둘은 첫만남에서는 주먹을 치
고받은 사이이다. 이자크가 상급생 크라우스에게 두들겨 맞고  있는 장면을
목격한 전입생 유리우스가 크라우스를 때려눕히고 이자크의 제지도 듣지 않
은채 둘의 사이에서는 레크리에이션과도 같은 격투가 시작된다.
여기에서 상급생 크라우스의 장점은 천재적인 바이올린의 재능이 아니라 싸
움을 좋아하는 완력의 소유자로 그려지고 있는 것이다(바이올리니스트가 그
런 짓을 해도 좋은것일까?). 이자크 역시 운명의 연인인데도 불구하고 약하
다는 이유로(피아니스트로서는 싸움을 못하는 편이 올바르다니까!), 유리우
스는 당초 이자크에게 매우 차갑다. 그리고 스토리  전개상으로도 이자크는
제대로 실력을 발휘해보지도 못한채 끝나버리는 것이다. 언제나 유리우스를
지켜봐주고 있는데도...앙드레 정도도 못된채...불쌍하게시리...
그리고, 정말은 소녀인 유리우스가 남학교의 학생으로 살아나가기 위해서는
"크라우스 좀마슈미트와 싸움을 하는 바보가 있어"라는 평판을 얻어 싸움에
서도 뒤떨어지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그  후에도 유
리우스는 남자다움의 증명으로 모리츠를 상대로 싸움을 되풀이할 수밖에 없
었다.
이케다 리요코 월드에서 남자다움이란 자기의 완력을 상대에게 인정받는 것
이다.
하지만, 김혜린에게 있어서 남자다움의  증명은 싸움으로 이루어지지  않는
다.
중상에 직면하여 "다시 한 번 말해봐"라고 다그치는  유리핀이지만, 열받아
서 주먹을 휘두르는 짓은 하지 않는다. "앞으로  정정당당하게 승부하자"고
말하고 그 자리에서는 일단 물러서는 것이다. 으음...의외로군. 일본에서라
면 그것은 상대의 중상을 인정한다는 이야기가 되어버리기 쉽상인데...
그리고, 그 승부는 검술시함이나 격투기와 같이 상대방을  쓰러트린다는 형
태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놀랍게도 오래달리기였던 것이다. 나는 눈이 휘둥
그래졌다. 육상물 이외에서 이만큼 화려하지못한 승부가 또 있었을까...
그리고, 유리핀과 라이벌 죠나산은 깨닫게 된다. 적은 상대방이  아니라 자
기자신이라는 점을.
일본의 경우도 자기자신에게 이겨라라는 말은 흔히 나오는 말이다. 적은 자
기자신이라고. 하지만 그것은 그 결과, 상대보다 한단계 위에  올라서는 것
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하지만, 유리핀은 누구에게도 싸움을 걸지 않고 칼을 들지도  않는다. 실전
형 군인인데도 불구하고(그 때문일까?)  절대로 싸움을 걸지 않는  것이다.
유일하게 검을 가지고 대결하는 것은 해적 파인과의  대결뿐이지만, 유리핀
이 베었는지 아닌지는  확실치 않은채  한컷으로 끝나버렸다. 게다가  뒤에
"파인이 입은 상처는 별 것 아니야"라고 이야기되어 히어로인  유리핀이 타
인에게 중상을 입혔다거나 살해했다고 하는 사태는 피하고 있는 것이다.
오스칼은 아버지 쟈르제 장군을 위시하여(그러고보면  첫등장은 아버지와의
승부에서 이기고 군인으로서의 길을  걸어가려고 하는 신이었다),  앙드레,
검은 기사, 니콜라스, 폴리냑 백작부인의 자객, 알란, 거리의 폭도 등과 검
이나 주먹으로 부지런히 싸워 나간다(그런 오스칼이 범죄수사경험은 풍부하
지만, 실은 전쟁경험은 전혀 없어, 초진 2일째에 전사했다고 하는 그야말로
'왕궁의 장식 인형' 타입의 군인이었다는 사실을 이번에 알아차릴  수 있었
다)


그렇다면, 유리핀의 남자다움이 보여지는 것은 어떤 것에 의해서일까?
그것은 바로 자기제어력에서였다.
사랑하는 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슬픔에서 일어나, 그는 바다에서 살고 바다
에서 죽을 것을, 그리고 고독도 통한도 삼켜버리고, 최후까지  당당하고 부
끄럼없이 살아가고자 맹세한다.
그리고, 작가는 '이 선상의 맹세는  그 후의 유리핀의 인생의  보루가 되었
다'고 이야기한다.
당초, 난는 '보루'를 '지켜야할 탑'으로 파악하여, '인생에  있어서 최후까
지 지켜나가야할 것'으로 이해했다.
그러나, 그후의 스토리를 읽어나감에 따라 그것은 잘못된 파악이 아닐까 하
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
유리핀은 '자기자신을 외적으로부터 보호해주는 성·피난소'로 생각하는 것
처럼 보인 것이다.
즉, 누명때문에 모든 것을 잃어버렸을 때, '머릿속에 안개가  낀듯한' 상태
가 된 유리핀은 '최후의 순간까지 당당하고 부끄럼없이 살아갈  것'에만 정
신을 집중시킨다.
그리고, '모든 것을 잃어버린다'고 한마디로 말해버렸지만, 그것이 어떤 의
미인지를 작가는 제 2권 전체를 사용해 그려나간다.
그것은, 우선 신발을 빼앗기고 맨발이 되는 것으로 상징된다. 그리고, 채찍
질을 당하고, 얼굴을 지지고, 머리카락을 잘리고, 몸에 낙인이 찍혀서 죽음
을 기다리는 일밖에 남지 않은 육체 하나만 남게 되는 것. 남부의 왕·무패
의 후작·해군의 제독이라는 명예를  잃어버리고, 모욕을 당하게 되는  것.
시기, 보신주의, 악의와 살의에 무방비로 내세워지는 것. 화라의 중세책(重
稅策)을 억누른 댓가로 개인재산을 군사비로 털어넣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이
군의 사병화로 몰려 반역의 증거가 되어버린 것. 신뢰의 끈으로  맺어져 있
던 부하들을 학살당하고, 병상의 아버지를 '아들을 부끄러워  하며 자살'한
것으로 내세운채 살해한 것. 사랑하는 연인을 빼앗기고, 친구조차도 적에게
이용당하는 것. 태어나고 자란,  추억으로 가득찬 저택과 영지도  몰수당하
고, 돌아갈 곳을 잃어버리는 것...과연, 지금껏 이처럼  철저하게 그려나간
만화가 있었을까?
왜 이렇게까지 집요하게 묘사하는가?
그것은 이러한 괴로움에 홀로 견뎌나가는 것이야말로  유리핀의 싸움이라는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스토리라면 누구에게 당한 것인지를 알고 있을 경우, 주인공이 취해
야할 반응은 우선, 복수선언이다. '이 원통함을 갚아주고야말겠다' 그리고,
복수를 꿈꾸는 것으로 괴로운 현실에는 눈을 감아버리고서는 그것을 살아나
갈 힘으로 삼는 것이다. 그리고 복수를 끝내고나서야 비로소 '허무하다. 죽
은 사람들은 돌아오지 않는거야...'라는 사실을 깨닫곤 한다.
'북해의 별'의 경우는 복수의 허무함은 자명하다는 곳에서부터 이야기가 시
작된다. 복수심으로 자신을 속여나갈 수 없을 때에는 과연 어떻게 살아나갈
것인가 하는 것이 유리핀의 테마이다.
확실히 화라는 유리핀을 적시했고, 비요른도 복수심을 안고 있었으며, 슈그
도 화라에게 적대선언을 한다.
그러나, 유리핀은 그들보다 한단계 위에 위치하고 있다. 즉, 유리핀은 화라
일당을 상대하지 않았다는 점에 그 '남자다움'이 존재하는 것이다.
즉, 화라때문에, 다른 누군가 때문에 인생이 엉망이 되어버렸다는 피해의식
을 유리핀은 가지고 있지 않다는 이야기이다.
그것은 유리핀에게 자신의 의지로 살아왔다는 자부심이 있는 이상, 설령 다
시 한번 인생을 살아나가야 한다고 해도, 화라의 의도를 명확하게  알고 있
었다고 해도, 자신의 삶의 방식을 바꾸어 위해를 피해나가는 것은 불가능했
기 때문이다.
그리고, 화라에게 복수한다고 해도, 다시 돌아오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부
친도, 부하들도. 죽은자들은 살아돌아오지 않는다. '시간을  되돌리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최대의 고통으로, 그 앞에서는 복수조차도 무의미하다.
그 괴로움을 인간은 어떻게 해볼 방법이 없다. 다른 누군가에게 전가한다고
해서 되는 문제가 아니다. 마음속으로 꾹 참아나가야 하는  것...이것이 바
로 그 '한'이라는 것일까?
투옥당한 유리핀, 아무리 생각에  생각을 거듭해봐도 아무런 방법도  없이,
고문을 당하는 가운데 '머릿속에 안개가 끼인 것 같은' 상태가 된 유리핀을
죽음으로부터 지켜준 것은 단  하나, 그의 '최후까지 부끄럼없이  당당하게
살겠다'는 의지였다.
그 의지가 있었기 때문에 유리핀은 죄상을 인정하지 않았다. 옥사의 위험을
알고 있으면서도 협박에 굴하지 않았고, 의지를 관철시켰다. 그 때문에, 마
르키의 마음을 움직여, 재판에  임하여 세론의 관심을 모으고,  결과적으로
사형을 피할 수 있었던 것이다.
잃어버린 것을 돌이켜보는 것, 허무한 복수를 꿈꾸는 것은 옥중의 유리핀에
게는 오히려 자살행위였다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마음을 굳히고 견뎌나가는  괴로움. 그것은 몸의 변화로서  나타난
다. 쇠약하게 상처입은 유리핀은 고열을 내고, 유형지에서 사경을 헤맨다.
'마르키, 나는 죽지 않아. 죽을 수 없어...견뎌나갈거야. 빛이  보여. 지지
않을 거야. 청춘을 바친 전장...바다...아아, 아버님, 나의 아델...'
약이나 방한복 하나 없는 가운데,  유리핀을 그런 와중에서 지탱해준  것은
이겨내고자 하는 의지뿐인 것이다(그것을 강조하기 위해,  일부러 마르키는
무능을 가장했다?)
그렇게, 완고하게 노력하는 유리핀. 단, 이대로는 처해진  상황에 이겨나갈
수야 있을지 몰라도, 스스로 행동을 일으킬만한 힘은 되지 못한다.
다시 한번, 한단계 위의 레벨로 성장하지 않으면 히어로가 될 수는 없는 것
이다.
여기서 작자가 준비한 것이 설원에서의 강제노동중, 귀족이라는  이유로 다
른 죄수들에게 죽을뻔하는 신이다.
여기에 경비병이 뛰어와서, '전원 총살이다'라고 외쳤을 때,  나는 전원=유
리핀도 포함하는 것인가라고 생각해버렸다. 일본의 '싸움은 양쪽 모두의 잘
못이다'는 의식에 상당히 물들어 있는 것 같다. 그렇다, 일본에서는 싸움이
상부에 저지되었을 때에는  가해자·피해자를 막론하고 싸움이  일어났다는
것 자체가 죄가 되는 것이다. 어느쪽이 나쁜지 라는 점은 전혀 고려되지 않
는다. 그러나, 경비대장 지크는 유리핀이 피해자이기때문에  덤벼든 사람들
을 위한 탄원을 들어주고, 이후의 작업을 쉬게해주기도 한 것이다. 우웅...
신선!
유리핀은 벽돌을 들고 자신에게 덤벼온 젊은이가 저격당해 차갑게 식어가는
것을 느꼈을 때, 처음으로 감정이 폭발한다.
그리고 유리핀은 젊은이를 안아들고,  처음으로 눈물을 보인다.  "나때문에
흘리는 피는...이제 더이상...충분하게  무거워. 무거워..." 그리고,  외친
다. "총살 따윈 그만둬주십시오. 단순한, 소동에  불과합니다. 부디...이제
더 이상은...부탁드립니다"라고.
체포된 이래, 유리핀이 스스로 행동을 일으켜, 주위를 따르게 만든 것은 이
것이 최초이다.
숲속의 겨울햇살 속에 홀로 남은 유리핀은 자신의 행동을 돌이켜본다.
'억지로, 이를 깨물고 억눌러온 감정의 벽이 깨져서' '마음속에  품고 있던
여러가지 것들에 대한 미련, 피를 내뿜는 심정으로 억눌러온 분노' '죽어서
까지 치욕을 받는 나의 부하들, 지방에서부터 흔들리기 시작하는  조국, 억
울하게 죽어간 아버지, 나의 소중한 사랑...지치고, 지쳐버린 나의 혼에 덤
벼오는 죄수들의 가슴을 찌르는 듯한 증오...
마지막으로 나에게 부딪쳐온, 저 뜨거운 체온을 이제 더이상 느낄  수 없게
되어버린   은이, 그 시체 옆에서 나는 그저 울부짖고 싶었다.
그리고 지금, 크게 입을 벌린 혼의 상처가 내 머리속을 오히려 확실히 움직
이도록 해주었다.
반역의 낙인이 나의 가슴을 찢어놓아도, 이것으로 끝은 아니다.
나는 다시 한번, 걸어나갈 것이다'


그리고 다시 일어선 유리핀은 동료들을 데리고 탈출을 결심한다.
이것이 소위 말하는 '한을 푼다'라는 것일까? 나는 한민족이 아니므로 그게
아니라면, 죄송할 따름이지만...
응어리진 괴로움을 마음속으로부터 바깥으로 내뱉을 수 있을  때에, 비로소
응어리는 풀려가는 것이다.
잃어버린 것을 잊을 수는 없다. 포기하는 것도 아니다. 단지, 그 슬픔이 자
신의 내면을 송두리채 갉아먹는 것을 막는 것. 그것이 '한을 푸는 것'일까?
그렇게, 자신이 완전하게 자신다울 수 있도록 회복하는 것,  그제서야 비로
소 다음 한걸음을 내딛을 수  있는 것이다. 그 한걸음이란 되돌릴  수 없는
과거를 되돌리고자 하는 '복수'가 아니다. 그 괴로운 과거를 경험했기 때문
에 비로소 가능해지는 최선을 지금 이 순간에 다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에게 증오를 던져온 죄수들이 총살당하기  직전에 의식
을 되찾은 그는 새로운 살육을 막지 않으면 안되었다.
그리고, 유형지에서 그곳에 있어서는 안될 사람들(죄가 없는 베른·병에 걸
린 안젤로·사상가 데니·정의를 부르짖는 안톤·유리핀을 위해  스스로 옥
에 들어온 마르키 등)을 데리고 탈출해야만 했던 것이다.
그것이 히어로로서의 유리핀에게 기대되는 삶의 방식이 아닐까?
일본의 스토리에서는 이겨내야할 고난은 언제나 바깥으로부터 닥쳐온다. 내
면의 괴로움, 타인을 용서하지 못하는 괴로움도, 등장하지 않는  것은 아니
지만, 그것은 '자신으로서는 어떻게 할 수 없는 것, 인간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약함'으로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유리핀은 우선 그 내면의 해결이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단
계의 행동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그 전제로 내면의 해결이  불가결하다는 생
각인 것일까?
아마도, 앞으로 (11권까지 있다는  것은) 탈출은 성공하여, 아델을  찾으러
가고, 사람들을 위해 화라나 궁정과 싸우게 되리라 추측된다.  하지만, '아
버지의 원수! 부하들의 원수! 나의 고난을 너도 맛보게  해주마!'라는 싸움
은 되지 않으리라.
(뒤쪽을 읽지 않았기 때문에 이렇게 단언해도 좋을 것인지 약간 불안. 하지
만, 설마 눈오는 밤에 유리핀이 동료들과 47명이서 저택을  습격, 석탄광에
숨어있던 화라를 끌어내어 목을 벤다는 일은 없겠지...^^;)
유리핀의 내면의 싸움이 어떻게 만화에서 표현되어나갈 것인가, 이것이 '북
해의 별'의 가장 큰 매력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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