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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일본인의 한국만화사랑 (조선일보 98.11.20)
 말리꽃  | 2001·03·08 12:40 | HIT : 680 | VOTE : 43 |
[사지마 아키코씨] 한국만화 전도사 "일본에 알리고 싶어요" 









일본 후쿠오카 여학원대학에서 한-일 관계사를 가르치는 사지마 아키코(35)씨는 한국 만화 매니아다. 국내 만화 애호가들은 그를 '한국 만화 전도사'고 부른다. 한국 순정만화에 반해, 일본에 한국 만화를 알리려 애쓰는 그에게 붙여준 별명이다.

"원래 만화를 좋아했어요. 한국 만화는 몇년전 전공 서적을 사 러 서울에 왔다가 '댕기'라는 만화 잡지를 구해 보고 관심갖게 됐 지요.".



사진설명 : 사지마씨가 한국 만화를 테마로 직접 만든 소책자를 설명하고 있다.(오른쪽 사진) 위는 인터넷 홈페이지.


본격적으로 한국 만화에 빠진 것은 96년 9월. 교보문고에서 김 혜린 작 '북해의 별'을 만나면서였다. 그림이 마음에 들어 11권 전 집중 1∼5권을 샀다.



"초급 한글을 공부한 적이 있어, 사전은 찾을 줄 알았어요. 한 단어씩 '조선어사전'을 뒤적여 읽었습니다. 20여일 걸려 1권을 독 파했지요.".

표현은 순정만화이면서, 내용은 대하 역사였다.

"일본 만화에 없는 깊은 '사상성'에 푹 빠졌어요.".

그는 당장 나머지를 주문했다. "만화책에 나온 단어로 암호 맞 추듯 작문해 팩스를 보냈다"고 회상한다.

96년 11월 '북해의 별' 입수기와 작품평을 묶어 '북해행록'이라 는 40쪽 소책자를 만들었다. 다른 사람들에게도 한국 만화를 알리 고 싶은 욕심에서였다.일본 만화 동호인들이 모이는 만화 축제 '코 미케'에서 책을 팔았다. 국내에 알려진 것은 여기 참가한 한국인이 책을 구해 컴퓨터통신에 올린 게 계기였다.

그 뒤로 1년에 몇차례씩 서울을 들락거리며 김혜린 김진 황미나 김수정 이현세 같은 인기 작가 단행본을 3백여권쯤 사들였다. '북 해행록Ⅱ' '서울에서 즐깁시다 한국 소녀 만화와 서브컬처' 같은 책자도 계속 만들었다. 인터넷에 황미나를 소개하는 일본어 홈페이 지도 올렸다. 일본 출판사에 한국 만화 견본을 들고가 출간을 설득 하기도 했다.

"학생들에게는 일본어 토를 단 한국 만화를 빌려주고 있어요.만 화든 대중가수든, 좋아하는 대상이 있으면, 그 나라에 대한 관심과 인식이 달라집니다. 그래야 역사를 배우는 의미도 커진다고 생각해 요.".

사지마씨는 그러나 한국 대중문화를 일본에 알리는 게 생각보다 어렵다고 했다.

"일본인들은 만화 가요 영화 같은 대중 문화는 일본이 최고라는 선입견이 강해요. 미국 유럽만 예외예요. 일본 것을 쉽게 수용하는 한국과 다르지요.".

그는 황미나의 가족만화 '이씨집 이야기'가 한국적 내용 그대로 일본에 소개돼 성공한 사례를 들며, "일본식으로 변형되지 않은 '한국적 대중문화'로 승부하려는 장기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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