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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8월호] 주인 없는 강호 노리는 한국영화의 위험한 도박, 비천무
 saram  | 2001·03·08 00:14 | HIT : 422 | VOTE : 23 |
게시일시: 2000/07/31 오후 6:31
게시자: saram
제목: 주인 없는 강호 노리는 한국영화의 위험한 도박, 비천무

주인 없는 강호 노리는 한국영화의 위험한 도박, 비천무

도박판에서는 점점 더 판돈이 올라가기 마련이다. 성공한 자의 미담은 신화
가 되고, 나도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사방에 만연한다. 이제 여기서는 그 내
용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일시적으로 영화관을 점령하고, 그곳으로 몰려
든 관객들은 대중의 규모로 확대되어 유행의 담론을 만들어 낸다. 우리는
지금 '쉬리효과'라고 불리울 새로운 한국영화의 스펙터클을 목격하는 중이
다. 신화는 재생산될 것이며, 성공을 꿈꾸는 도박판은 실패조차도 미련을
버리지 못하게 만들 것이다. 더 많은 자들이 연루되고, 경쟁관계에 놓인
시장의 적대적인 구조는 그 도박판에서 탈락하지 않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제 주머니를 탈탈 털거나, 후견인에게 매달리게 만든다. '쉬리'의 성공이
아시아의 여러 도시로 확대되면서 이제 시장의 규모가 변하고 있으며, 한
번 경쟁관계에 돌입한 시장은 그 누구도 멈출 수 없는 지경이 되어가고 있
다. 여기서는 시장에서의 성공보다 더 큰 의미를 갖는 미담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비천무의 비밀 | 김혜린의 대하-순정-무협-사극-만화 [비천무]를 영화화시
킨, 제작비 40억원짜리 영화 '비천무'는 위험할 정도로 '규모의 스펙터
클'에 매달리고 있다. 원나라 말 중국 대륙을 무대로 절세의 무술 비천신기
를 익힌 고려인의 후손 진하(신현준)와 그를 사랑하는 몽고족 장군 타루가
의 딸 설리(김희선), 그리고 한족 명문가의 자식이자 설리의 남편이 된 남
궁준광 사이에서 역사와 애정, 복수와 이별이 복잡하게 뒤엉킨 이 구구절절
한 장편만화를 제한된 시간 안에 영화로 담는다는 프로젝트는 처음부터 무
리였다. 하지만 만화에서 영화로 옮겨오면서 피와 살을 불어넣기 위해 중국
에서 로케이션되었으며, 홍콩에서 불러온 무술 팀이 활극장면을 연출한다.

이 영화를 비판하는 것은 아주 쉬운 일이다. 만화를 보지 않은 관객은 줄
거리를 종잡을 수 없으며, 김혜린 작가의 열렬한 지지자들이 보기에는 끔찍
하게 원본을 망친 원형이판이다. 그 어떤 영화가 신도들을 거느린 원작을
넘어설 수 있을까? 이 모든 것은 예정된 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이런 무모한 기획이 강행될 수 있었을까.

나는 이제야 이 관계를 좀더 분명하게 알게 되었다. 그 비밀의 열쇠는 제
작비의 규모에 있다. '쉬리'만큼 한국에서 성공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
다.(이 영화는 단군이래 가장 성공한 영화이다!) 하지만 그 만큼 성공하지
않으면('쉬리'의 제작비 35억원을 넘어서는) 제작비 40억원을 회수하는 것
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영화는 취미사업이 되기에는 너무 비싼 예술이
다.'비천무'는 한국이 아니라 아시아 시장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투자이
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한국은 중국, 97년 이후의 홍콩, 대만으로 이루
어진 아시아의 네 마리의 용 중에서 가장 영화산업에 많은 투자를 하는 나
라가 되었다. 이것은 홍콩 영화시장에서 중국반환 이후 빠른 속도로 자본
이 빠져나가고, 많은 인력들이 할리우드로 옮겨가면서 벌어진 아시아 영화
시장의 공동화(空洞化)현상 속에서 맞이한 기회이다. 중국영화는 강력한 국
가검열로 인해 지상으로 올라온 영화들은 계몽영화가 되었고, 대만영화는
산업적으로 거의 파산하였다. 일본영화는 애니메이션을 제외한다면 아시아
시장에서 별로 매력 있는 상품이 아니다. 어쩌면 한국영화 제작자들의 시장
에서의 발빠른 대처는 올바른 한판 승부일 수도 있다.

그러나 문제는 간단치 않다. 시장에서의 경쟁은 여전히 전지구 규모의 할
리우드 영화와의 전쟁이다. 그 전쟁에서 할리우드를 뛰어넘자고 외치는 한
국영화의 모델은 아이러니하게도 할리우드 영화와 홍콩영화다.'쉬리'가 할
리우드 액션영화에 가까이 있는 만큼'비천무'는 홍콩영화와 가까운 거리에
있다. 지금 부산에서 맹촬영중인 연쇄화재범의 재난영화 '리베라 메'도 40
억원에 가까운 제작비를 쏟고 있다. 또한 중국에서 다른 한 편의 무협영
화 '무사'가 촬영중이다. 이번 여름에는 4편의 스플래터 무비(직역하자
면 '스크림' 아류의 '사지절단 난자극 연쇄살인영화') '해변으로 가
다'와 '가위','하피','찍히면 죽는다'가 차례로 개봉될 예정이다. '춘향뎐'
과 같은 영화는 이제 더 이상 아무도 보려고 하지 않는다.

할리우드 영화를 위한 길 닦기 | 어쩌면 이들 영화들은 정말 아시아에서
틈새시장을 파고들지도 모른다. 그러나 성공은 대가를 치루어야 할 것이
다. 할리우드 영화의 성공을 베껴오기 위해 그 방법을 배워야한다. 홍콩영
화의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은 상업주의를 끌어들이면서 정작 한국영화는
무엇인가라고 물어보았을 때 우리들은 난처해질 것이다. 싸우면서 닮는 것
만큼 위험한 일은 없다. 우리가 스크린쿼터를 지키려 하는 것은 한국영화
를 통해 우리들의 문화적 정체성을 논하기 위함이지, 결코 시장에서 보호경
제에 의한 배타적 독점권을 누리기 위해서는 아니었을 것이다. 영화는 즐거
움을 주는 것이며, 관객이 바라는 것을 주어야 한다고? 그렇다면 어떻게 한
국영화는 한국을 넘어서서 아시아의 관객에게 다가갈 것인가? 모든 형태의
즐거움은 본래적으로 자연적이거나 순수하지 않다. 즐거움은 학습되는 것이
므로, 그것은 지식과 권력에 매우 밀접하게 맞닿아 있는 것이다. 어쩌면 지
금 아시아를 겨냥한 우리들의 영화는 할리우드 영화를 초대하는 작은 향연
일지도 모른다. 과장하는 것이 아니다.

정성일(KINO편집장 )

기사출처:월간 말 8월호 (http://www.digitalm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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