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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월> 4회를 읽고 쓴 짧은 글
 돌베개    | 2017·06·11 18:23 | HIT : 178 | VOTE : 37 |
1. 나루터의 일꾼들이 나누는 이야기를 듣고 소리 죽여 웃었다. “소릉원”에 “책벌레”가 산다는 동료의 말을 듣고 “벌레? 저 종이를 다 먹어치워?”하고 되물은 일꾼 때문에 웃지 않을 수가 없더라. 역시 내용이나 주제나 소재가 심각한 만화에는 이렇게 농담이나 웃기는 장면이 한두 번은 나와야 숨을 돌릴 수 있다.

2. (‘공자[公子]’라고 부르기도 싫은) 왕천이 말만 앞서는 한심한 글쟁이라는 걸 확인했다. “조정백관이란 위인들”이 해적이 날뛰는 걸 막지 못한다고 투덜거리면서도, 백성과 나라가 해적에게 유린당하는 걸 말하면서도, 나라가 (자기는 쏙 빼고) “백성을 다 몰아서라도 (해적을) 혼구멍을 내주어야”한다고 말하는 걸 보며 얼마 전까지 한국의 윗사람들이 보여준 행태가 떠올랐으니까.

끼리끼리 논다고, 그의 동무들 가운데 하나(악소배)는 “(만약 해적과 싸우려고 한다면)이 내 몸은 빼주시게나? 천한 군역은 질색이거든~.”하고 대답해서 ‘권리는 윗대가리가 누리고, 의무는 아랫것이 짊어진다.’는 비아냥이 사실임을 입증했다. 솔직히 말하라면 나는 이런 윗사람이라면 활 맞아 죽어도 슬퍼하지 않을 것이다(이런 윗사람이자 글쟁이가 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한다!).

3. 왕연 집안의 모습을 보면서, 정말 사실에 가깝고 현실적인 가정이라고 생각했다. 사랑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고, 존중도, 이상도, 즐거움도 없는, 오로지 재물과 권세와 억누름만이 있는 집안의 모습을 보는 것은 사람들이 감추고 싶어 하는 진실을 들여다보는 것이라, 씁쓸하면서도 멈출 수가 없다.

4. 왕자영이 왕연 집안의 사람들을 싫어한다는 게 눈에 띄는 회였다. 왕연의 아내인 수자궁 군부인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 조인수에게 지나가는(?) 말로 “나중에 좋은 차를 좀 골라줘. 내가 고르다간 ‘실수’로 독초가 섞일지도 모르니까.”하고 말하는 컷을 보고 그 사실을 알 수 있었다. 혼담을 강요하기 때문일까?

5. 능소와 달이를 보며 폭발 일보 직전까지 갔다는 것을 털어놔야겠다. 그들 때문이 아니라 그들을 억누르는 윗사람들과 그들을 자극하는 주위 환경 때문이었다. 그래서 이번 연재분의 뒷부분을 보며 차라리 속이 시원했다. 앞으로 이들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알고 싶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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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많은 것을 이야기하면 다른 독자들이 작품을 재미있게 읽을 수 없고, 호기심도 품을 수 없으니까, 오늘은 이만 하겠다. 다음 회를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리겠다.

- 요 한 달 동안 공중에 붕 떠서 걷는 기분이 드는, 김혜린 선생님의 독자이자 풋내기 석사(역사학도) 돌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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