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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야』단행본과「광야」연재분에 나오는, 가슴을 후비는 말들
 ▷◁돌베개    | 2015·11·20 22:47 | HIT : 205 | VOTE : 17 |

*『광야』단행본 : 잡지에 실린 뒤 이미 단행본으로 묶여서 나온 적이 있는 부분.

*「광야」연재분 :『월간만화 보고』에 실렸지만, 아직 단행본으로 나오지는 않은 부분.

예전에『광야』단행본을 읽을 때는 몰랐는데, 지금 곱씹으니 쓰디쓴 약 같은 대사와 생각들이 있다. 그것들을 간추려서 올린다.

‘때로는 (줄에 걸려 바람에 휘날리는) 빨래, 빨래가 되고 싶다.’

- 김재우가 만주 땅에서 빨래들을 보면서 한 생각. ‘사람’으로 살기에는 너무 힘들었기 때문에, 일제의 침략과 점령이라는 현실, 자신이 니시무라를 죽이고 고향에서 달아난 사람이라는 현실이 너무나 버거웠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했으리라. 솔직히 말하라면, 나도 “빨래”가 되어 빨랫줄에 걸린 뒤, 바람에 휘날리고 싶다.

“행동하지 않는 지식은 곰팡이 핀 책이나 다를 게 없어!”

- 김재우가 만주에서 만난 지식인인 “박근”의 말.「광야」연재분에 따르면, 재우는 “그 순간 가슴이 지끈했었다.” 사실, 나도『광야』단행본에서 이 말을 처음 읽었을 때에는 그저 그랬는데(아무런 느낌이 없었는데), 지금 한국사회가 돌아가는 것을 보고, 지금 나를 둘러싼 환경(수구세력에게 둘러싸여, 발전하지 못하고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는 나의 현실)을 보고 나서「광야」연재분을 다시 보니 이 말이 비수가 되어 내 머리와 가슴을 후빈다.

이 말은 83년 전이 아니라, 지금 필요한 말인 건 아닐까? 박근 씨가 종이 밖으로 튀어나와서 재우가 아니라 나를 꾸짖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부끄럽고 불편하다. 하지만 나는 이런 불편함이 없다면 애초에「광야」연재분을 읽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아프고, 외면하고 싶고, 차마 고개를 들어 박근 씨를 보지 못하고 … 한편으로는 박근 씨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 덧붙이는 글 :「광야」는 쓴 약 같은 만화다. 그래서 나는 내 마음의 병(예컨대 기성세대와 힘 센 나라들이 내 머릿속에 박아 넣은 노예근성)을 고치려고 그 ‘약’을 여러 번 들이킨다(읽는다). 부디 앞으로도 계속 그 약을 들이킬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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