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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 스승의 날이 다시 찾아왔습니다
 돌베개    | 2018·05·15 23:36 | HIT : 105 | VOTE : 4 |
숨겨서 무엇 하겠습니까? 선생님의 독자이자, ‘제자’인 저는 나이를 먹으면서, 선생님이 가르쳐 주신 것들에 반발한 적도 있었습니다. 선생님이 그리시는 남자 주인공들이나 조연들이 너무 깨끗하고, 너무 착하고, 너무 바르기 때문에, 그런 삶을 살지 못하고 욕망이나 유혹에 자주 흔들리는 저는 그들을 보면서 질투를 했고, 선생님과 그들이 저를 꾸짖는다고 생각해 화를 냈으며, 나중에는 그런 자신이 싫어서 도리질을 했어요.

지금도 그런 상황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은 아닙니다(남들이 이런 제 마음을 읽고 저를 고발하느니, 차라리 자수하고 처벌받으려고 합니다).

그렇지만 그런 저도 막상 선생님의 가르침과 어긋나는 말/행동/생각을 드러내는 작자들과 마주치면, 선생님과 선생님의 만화에 나오는 사람들에게 품었던 원망이나 질투를 깨끗이 잊어버리고, 그 작자들에게 화를 내며 큰 소리로 반박하고,

‘그래도 어떻게든 선생님의 가르침을 기억하고 실천해야겠어. 나는 내가 넘볼 수 없는 “고귀한 사람들”보다, 이런 것들의 말과 행동과 생각이 더 싫어! 내가 정 가르침을 “다” 실천할 수 없다면, 그것들 가운데 못해도 7할이나 8할은 실천해야겠어! 그리고 못해도, 적어도 선생님의 가르침과 어긋나는[또는 선생님의 가르침을 짓밟거나 욕하는] 것들 앞에서는 절대로 선생님의 가르침을 들으며 반발했던 사실이나, 선생님이 만드신 만화 속의 사람들을 질투했던 - 그리고 그들을 보며 부끄러워했던 - 사실을 드러내지 않겠어!’

하고 다짐하지요.

저는 제자는 제자인데, ‘삐뚤어지고, 마음이 상한 제자.’인 셈입니다(쓴웃음). 어떨 땐 스승에게 반발하고, 어떨 땐 스승에게 화를 내지만, 그래도 스승의 뜻을 거스르는 사람들 앞에서는 절대 물러서는 법이 없는, ‘두 얼굴의 제자’죠(쓴웃음). 만약 선생님이 이 글을 읽고, ‘참 별난 친굴세.’하고 생각하셔도,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그래도 제가 선생님의 ‘제자’라는 사실은(그리고 앞으로는 ‘후배 작가’가 될 것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으니, 그것만은 잊지 말아 주세요.  

김혜린 선생님, 스승의 날을 축하합니다! 이 못난 제자의 편지(팬레터)를 받아주세요! 비록 카네이션이나 선물은 못 드립니다만, 언젠가는 (선물은) 드릴 날이 올 것입니다. 더 이상 글이 길어지기 전에 이만 줄일게요. 그럼 다음에 뵙겠습니다.

- 서기 2018년 양력 5월 15일(단기 4351년 음력 4월 1일)에, 요즘 세상 돌아가는 걸 보면서, 자신이 설 자리(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는 사실을 느끼는(그리고 이제는 화낼 힘도 없는), 만화가 지망생 돌베개가 드림

▶ 덧붙이는 글(추신) :

선생님이 키가 20미터인 대나무라면, 저는 그 대나무 앞에 선 1미터 20센티 미터짜리 모나무(묘목[苗木]. 묘[苗]에 ‘모[옮겨 심으려고 가꾼 어린 식물]’/‘싹’이라는 뜻이 있습니다)일 뿐입니다. 언제 자라서 정이품송(正二品松)이 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저는 저의 못남을 늘 잊지 않고 있습니다.

돌베개 덧붙이는 글 2 : 이번 편지는 유튜브로 말레이시아 전통 음악을 들으면서 썼습니다.

18·05·15 23:38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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